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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대사율 늦추는데 "장수비결"|"노화의 비밀을 찾아라"....국내의학계 연구 활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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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사람은 왜 늙으며 노화를 지연시키는 묘안은 없을까.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국내에서도 노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전남대의대는 「노화연구센터」설립을 적극 추진중이며 한림대의대는 최근 강동성심병원에서「제1회 노화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전남대의대 생화학교실 안봉환교수(노화학)는 『노화연구가 미국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면서 셀레늄·비타민 성분 등의 노화억제효과가 논의되고 있으나 노화의 비밀은 여전히 벗겨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건강·장수를 원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편승, 각종처방약이 무분멸하게 팔리고 비타민·미네럴(광물질)의 과잉 섭취, 지나친 칼로리(열량)제한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안교수는『노화이론중 근거있는 것으로는 소모설·신진대사속도설·교차결합반응설·프리래디컬 (자유기)설·오류 사고설·신체돌연변이설·예정노화설등 10여가지를 꼽을 수 있다』고 밝혔다.
◇소모설-인체도 자동차처럼 수많은 부품으로 이뤄져 있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닳고 늙어서 결국 죽게 된다는 이론이다.
의학자들은 세포가 끊임없이 손상되는 DNA(디옥시 리보핵산)를 수복할수 만 있다면 수명의 연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하고, 최근 DNA의 손상과 수복메커니즘을 직접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 노화연구에 거보를 내디뎠다.
◇신진대사 속도설=「생존속도와 노화속도는 비례한다」는 학설을 전제한 것으로 물고기의 체온을 낮춰 신진대사율을 늦췄더니 비교적 오래산다는 사실을 확인, 이 학설을 입증했다. 이는 스트레스와 긴장속에서 숨막히도록 바쁘게 사는 사람의 수명이 짧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뜻하는 것으로, 과로의 위험을 지적하고 있다.
또 수명이 약 3년인 쥐의 경우 젖을 막 뗐을 때 부터 먹이의 양을 보통의 약60%로 줄였더니 골격의 발달은 정상이고 체중만 평균보다 밑돌면서 수명이 약50% 늘어난 것으로 재미 한국인의학자 유병팔교수(텍사스대) 팀의 연구에서 나타났다.
서울대의대 박상철교수(생화학)는『이는 칼로리의 섭취량을 다소 줄이면서도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절식이 장수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용철서울대병원장등 국내의학자들이 권하는「80%식사법」(배가 약간 고픈 느낌을 갖는 양을 먹는 것)이 이 같은 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
◇교차결합 반응설=힘줄·물렁뼈·뼈에 있으면서 우리 몸의 조직과 세포를 지탱해 주는 단백질(콜라겐)이 나이가 듦에 따라 분자간 결합이 많아지기 때문에 피부가 탄력을 잃고 쭈글쭈글해지는 등 노화현상이 나타난다는 이론이다.
◇프리래디컬설=-최근 각광받고 있는 이론. 이는 정상적인 신진대사과정에서 생겨 불안정하게 있다가 세포막·단백질·DNA의 중요작용을 방해하는 프리래디컬(자유기·유리기)이 노화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안교수는『토코페롤(비타민E)이나 셀레늄, 비타민A·C성분이 유리기를 청소하는 포착제역할을 한다』고 밝히고『그러나 이 이론을 과신하거나 비타민 제제를 무턱대고 과잉섭취할 필요는 없으며 채소·과일·해조류등을 정상적인 식사를 통해 섭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타학설=▲오류사고설은 단백질의 합성메커니즘에 이상이 생겼을 때 ▲신체돌연변이설은 세포와 DNA에 환경적·자연적요인으로 돌연변이가 생겨 노화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한편 ▲예정 노화설은 인간은「프로그램된 시계」(생물학적 시계)로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에 노화의 과정이 기록돼 있다는 이론이다.
의학자들은 이 같은 다양한 노화이론에도 불구,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은 금연, 적당한 운동, 스트레스의 해소, 균형있는 영양섭취등 「생활속의 조화」라고 추천하고 있다.
한림대의대 이기병교수(정형의과)는 『특히 40대부터 뼈가 잘 부러지는 골조송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1주일에 총3시간정도의 운동과 하루1천∼1천5백mg의 칼슘을 어릴 때부터 섭취하고 금연·카페인성분의 절제등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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