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은 터키 누리 빌게 세일란 감독의 '기후'(사진)다. 올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저예산 HD영화다. 계절의 변화에 맞물린 섬세한 멜로드라마로 감독과 부인이 직접 출연했다. 감독은 역시 초저예산 영화인 '우작'으로 2003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바 있다.
동명 뮤지컬을 영화화한 '렌트'와'프로듀서스'는 대중의 시선을 끌 만한 작품이다. '프로듀서스'는 일부러 망하는 뮤지컬을 만들려고 하지만 의외로 대성공을 거둔다는 코미디. 우마 서먼, 윌 패럴 등이 출연한다.
클로드 샤브롤의 '코미디 오브 파워', 아벨 페라라의 '마리아'등 거장의 신작들도 놓치기 아깝다. '코미디 오브 파워'는 실화에 바탕을 둔 정치 스릴러로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가 강렬하다. '마리아'는 컬트의 귀재 감독답게 종교적 논쟁을 불사하는 영화다.
구스 반 산트의 데뷔작이자 '아이다호'의 원전으로 알려진 '말라 노체'는 '거장들의 첫 번째 장편 섹션'에서 상영된다.
심야상영작은 일본 괴담 영화의 거장 나카가와 노부오의 작품들과 '뒤돌아보지 마라' 등 음악다큐들. 하이쿠에서 소설, 평론, 영화, 연극, 사진 등 전방위 문화인으로 활동했던 천재 감독 데라야마 슈지 회고전도 마련된다.
현대 미술계의 기린아 매튜 바니의 블록버스터급 실험영화 '구속의 드로잉 9', 세계적 문화이론가 슬라보예 지젝의 영화분석 '지젝의 기묘한 영화강의'도 관심을 끄는 상영작이다.
그 외 2회째를 맞는 세계 최초의 모바일&DMB 영화제가 서울영화제의 하나로 선보인다. 홈페이지(www.senef.net)와 DMB폰 등을 통해 "짧은 러닝타임 내에 최고의 반전과 감각이 스민 국내외 마이크로 무비들"을 볼 수 있다.
양성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