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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지지자 사이, 인터넷 전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자들 사이에 인터넷 전쟁이 한창이다.

한나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오는 의견중 80 ̄90%가 두 대선주자에 대한 얘기로 하루 수백건에 달한다.

하지만 후보를 지지하는 합당한 이유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낯뜨거운 인신공격과 근거 없는 흑색비방이 대부분이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 두 대선주자는 '박그네'.'명바기'로, 상대 지지자들은 '박빠'.'명빠'로 통한다.

두 진영에선 "이런 식의 싸움은 도움이 안된다"며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지지자들간 싸움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장통 돌아다니며 악수한거 말고는 한 일 없는 수첩공주"= 네티즌 'gluestick'는 "박근혜가 경제를 위해서 한 것은 시장통 돌아다니면서 악수한 것 말고는 없다"며 "대를 이어 충성하자는 노비들의 영원한 공주"라고 비난했다. 박 전대표의 유일한 장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글도 있다.

네티즌 'gatecom'는 "박정희와 박근혜 vs 김일성과 김정일, 이런 독재 후진국형 대권이양(?) 구도는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고 'unjjyy'는 "김정일을 만나 남북한 왕 2세들끼리 잘해보자고 했나, 남들 다 간 시집이나 가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콘텐트 부족'에 대한 지적도 많다. 네티즌 'wolf21'은 박 전대표의 수상경력 내역을 들어 "수상경력은 하나도 없고 서강대 졸업, 한나라당 대표 밖에 한 것이 없는 공주는 국정수행능력이 전혀 없다"며 "청계천 만들때 당신은 뭐 했나"고 말했다.

이외에 여권의 '반 한나라 전선'에 가장 좋은 제물로 박 전 대표를 들며 낮은 지지율을 증거자료로 제시하기도 했다. 네티즌 'ansanggyung와 'gaetizen'는 각각 "박그네는 저녁상 차려놓고 남편 기다리는 가정을 먼저 일구시길 눈물로 호소한다", "참새 주제에 언감생심 봉황 흉내를 낸다. 계륵이들이 아무리 X판을 쳐도 항상 그모양이니 계륵이들의 꿈은 2030까지 뻗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전라도×들, 경상도×들'이라며 두 후보의 출신지역이나 지역적인 지지기반과 상관없이 서로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또 다른 누리꾼들은 지나치게 악의적인 글에 대해 열린우리당 성향의 네티즌들이 각 후보 지지자로 가장해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 소위'알바 고용설'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명박은 대통령 하기엔 너무 늙었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두고 '우리가 통념상 할아버지라고 말하는 나이', '국운이 불길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거부감 가는 얼굴' 등의 이유로 비방하고 있다.

네티즌 'station'은 "이명박은 대통령 자질을 갖추워야 할 중요한 몇가지를 가지질 못했다"며 "대통령하기엔 너무 늙었다. 우리가 통념상 부르는 할아버지가 아닌가. 얼굴은 그 나라의 간판인데 궁핍과 거부감의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공약인 '경부운하'에 대해서 네티즌 'hjs0116'은 "온 나라를 강줄기로 만들어 부동산 투기나 하려고 하나"라며 "재원 마련에 대한 대안이 없는 것은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군 면제 경력에 대해 네티즌 'djtjfakd'는 "군대 한번 안갔다 온 ×이 병역 분단상황에 적과 대치하고 있는 나라에서 국방문제를 원활히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고 반문했다.

네티즌 'opopop'는 "이명박은 무엇이 업적이고 능력이라 말하는가, 환각의 업적으로 또다시 노무현식 이벤트성 블랙홀을 만들려는가, 대통령이란 그렇게 악을 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djtjfakd'는 "명박이 신격화주의 신자들은 논리는 없고 궤변만 늘어 놓고 조작 여론조사를 카피해 도배한다"는 글을 올렸다.

일부에서는 "서울시 봉헌"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여성대통령 시기상조" 등 이 전 시장의 '실언'을 들어 희화화하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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