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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독에 대한 강대국 설득작업/콜 방소,고르바초프와 회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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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소 적극지지… 「큰짐」 벗은셈/“유럽군축 돌파구” 인식/콜총리 불ㆍ미ㆍ영 정상과도 회담 예정
콜 서독총리의 모스크바 방문은 통독의 현실성을 전승국들에 설명하기 위한 목적에서의 첫 외교적 노력으로 일단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독일통일을 향한 의지는 이제 어느 국가의 통제에서도 벗어나 가속 단계에 들어갔으며 단일 국가를 이루려는 독일민족의 진지한 행동에 대한 초강대국과 유럽의 지지를 얻는데도 설득력을 갖는 것으로 입증됐다.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서기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콜총리는 독일민족의 열망이 독일의 장래에 「공식적인 발언권」을 갖는 2차대전 4개 전승국중 하나인 소련에 의해서도 분명히 존중받을 것이라는 다짐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번 모스크바 정상회담은 최근까지도 통일독일이라는 「거인」의 등장을 반대해온 주변의 이해 당사국들이 왜 통일문제를 동독이 새로 발견한 자유의 불가피한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을수 없게 됐는가를 예시해주고 있다.
콜 총리가 고르바초프 서기장에 대해 구사한 전략은 통독문제를 서독이 원하는것 이상으로 빨리,혼란한 과도기를 피하기위해 결정적이고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속도로 나아가는 폭발적인 발전과정임을 설득하는데 주력하는 것이었다.
콜 총리를 수행한 서독관리들은 사적으로 동독주민의 대규모 탈출이 빚은 사회ㆍ경제적 부담에 대한 총리 개인의 우려표명이 공식적인 통일방안을 조기에 수립하겠다는데 대한 소련의 지지를 얻는데 도움이 됐다는 견해들을 피력하고 있다.
독일 주변의 유럽국들은 물론 소련 역시 종전까지는 독일 재통일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바르샤바 조약기구라는 서로 적대적인 두 군사블록이 해체될때까지 연기해야한다며 통일문제를 군사균형적 측면과 연계시켜왔다.
그러나 고르바초프 서기장과 부시 미국대통령이 촉구하고 있는 유럽에서의 대규모 감군은 두 독일이 경제적 필요성에 의해 효과적으로 연합하기에는 협상에 붙여지거나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베를린에 대한 공식통제를 유지하고 있는 소련과 미국,영국과 프랑스등 2차대전 전승국 가운데 서방 3개국의 경우 지난 수십년간 궁극적인 통일을 지지한다고 표명해 왔으므로 소련측의 「청신호」를 얻는것이야말로 독일이 고민하는 부분이었다.
특히 타스통신은 고르바초프서기장이 콜총리에게 『나는 오래전부터 역사가 독일문제를 해결해 줄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러나 현재 이 문제는 예상치 못한 추세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균형적인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자국의 중앙집권적 정부가 파산상태에 와 있다고 우려하는 동독 주민들은 매일 수천명씩 동독을 빠져나가고 있는 실정으로,서독측에서는 올해중 50만명 이상이 서독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동독 기민당 당수는 서독으로 넘어가는 동독 주민의 수가 3백만명에 달할 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서독 지도자들은 13,14일 양일간 모트로프 동독 총리와 회담한 뒤 앞으로 2주에 걸쳐 파리와 워싱턴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대처 영국 총리와의 회담 역시 양국 정부 관리들이 3월말 이전에는 힘들다는 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써 통독을 향한 서독의 4대전승국과의 의견개진을 위한 접촉은 모두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패전국」 독일과 「전승국」 4국과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근 반세기에 걸친 분단독일이 다시 「하나」가 될수 있을지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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