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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너무 풀려 통화 비상/한달새 2조6천억 늘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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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분기 억제목표선 이미 초과/한은 1월중 집계
시중에 적지않은 돈이 풀려 연초부터 통화에 비상이 걸렸다.
8일 한은이 발표한 「통화동향」에 따르면 1월중 총통화(M₂)는 평균잔액기준으로 작년 12월보다 2조6천2백82억원이 늘어난 59조5천5백65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 12월에 비해 4.6%의 증가율(진도율)을 나타낸 것으로 통화당국이 올 1ㆍ4분기 총통화증가 억제목표로 제시한 3.2∼4%를 훨씬 넘어선 것이다.
또 전년동기비 총통화증가율(평잔기준)도 22.4%를 기록,지난 87년 12월의 22.5% 이후 2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통화가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작년말 증시부양대책으로 돈이 많이 풀린데다 ▲경기부양책으로 정책자금 지원이 확대되고 ▲신정과 설날이 겹쳐 자금수요가 집중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1월중 총통화 공급을 부문별로 보면 정부부문에서는 추곡수매자금 방출에도 불구,부가가치세 및 특별소비세 납부 등으로 1조2천87억원을 거둬들였으며 해외부문 역시 수출부진 등으로 9천8백5억원이 환수 되었다.
그러나 민간부문에서 시설투자ㆍ무역금융ㆍ중소기업 대출자금 및 주택자금 지원이 크게 늘고 설날 자금수요까지 겹쳐 1조4천5백5억원이 공급됐으며 기타부문에서도 통화채 발행의 부진 등으로 1조1천3백69억원이 풀려나가 결과적으로 통화공급 과잉상태를 빚었다.
한은은 통화가 더이상 풀려나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불요불급한 민간여신을 최대한 줄이고 ▲이달중 만기가 도래하는 2조8천억원의 통화채를 전액 차환발행하며 ▲이른바 「꺾기」를 규제,예대상계를 강력히 추진할 계획이다.
◇통화동향 (단위:억원,%)
90년 1월 89년 12월
▲정부 ­12,087 42,037
▲민간 14,505 26,847
▲해외부문 ­9,805 ­11,859
▲기타부문 11,369 ­14,516
◇총통화(M₂) 3,981 42,509

<진도율> 4.6

<평잔증가율> 22.4 19.3

<말잔증가율> 23.5 20.9
◇M₂A 1,606 39,755

<평잔증가율> 19.3 14.2

<말잔증가율> 20.8 15.8
◇저축성예금 ­8,214 26,920
◎증시안정기금 통화관리 “걸림돌”/성장전환 목소리 높아 혼선 가중(해설)
최근의 통화사정을 보면 작년 12월 증시안정대책으로 풀려나간 2조8천억원이 통화관리의 목을 죄는 장애요인으로 등장하고 있다.
게다가 안정이냐,성장이냐를 놓고 정ㆍ관ㆍ재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전으로 통화정책의 방향마저 어리벙벙한 상태에 있다.
물론 연초에 돈이 많이 풀리리라고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연말에 돈이 많이 풀리고 연초에 돈을 거둬들이는 이제까지의 「온탕ㆍ냉탕」식 통화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말대비 공급량을 따지는 이른바 진도율개념을 토대로한 분기별 관리제도를 도입한바 있다.
그러나 한달사이에 통화당국이 예상했던 것 보다 훨신 많은 돈이 나가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어떻게 정리해 나가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이제까지 전가의 보도처럼 애용해온 통화채는 이달중 만기도래분만 2조8천억원에 달하고 있지만 증시와 맞물려 전액 차환발행조차 힘든 실정이다.
지준율을 높이고 싶어도 이미 지난 1월 10%에서 11.5%로 올려 더이상 여력이 없다.
기껏해야 예대상계 뿐인데 기업과 은행사이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른바 「꺽기」를 찾아내기 힘들어 이마저 제대로 실시될지 의문이다.
이 가운데서도 성장정착을 요구하는 일부 정계와 재계의 목소리로 자금수요는 더욱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한종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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