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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손상의 63%가 교통사고 때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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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교통사고의 왕국」이란 말을 실감케 하듯 교통사고로 인해 장기 손상을 입어 응급실에 실려오는 환자비율이 우리나라가 미국등에 비해 3∼4배 높다는 보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림대 의대 일반외과팀이 지난78년1월부터 88년12월까지 외상으로 인한 간 손상환자 1백4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63.4%인 66명이 교통사고에 의해 손상을 입었다는 것.
그밖에 ▲칼등에 의한 관통상 20명(17.6%) ▲추락9명(8.6%) ▲폭력 5명(4.8%) ▲산업재해 3명(2.8%) ▲기타 3명 순이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전체 간 손상의 70%이상이 칼·총에 의한 관통상이고 교통사고가 원인이 된 것은 10∼2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교통사고로 인한 간 손상 환자비율은 국내가 미국보다 3배이상 높았다.
이같은 결과는 대장이나 십이지장·췌장등 다른 장기 손상 환자의 경우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경희대의대 외과팀이 81년부터 89년까지 외부 충격에 의해 대장 손상을 입은 환자 26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칼·총에 의한 관통상 10명(38.5%) ▲교통사고 9명(34.7%) ▲폭력 4명(15.3%) ▲추락 3명(11.5%)이었다.
국내의 경우 이같이 관통상과 교통사고에 의한 환자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난 반면 외국에서는 관통상 환자가 월등히 많다는 것.
연구팀은『미국등 외국에서 보고되고 있는 바에 따르면 전체 대장 손상환자의 90%이상이 총·칼에 의한 관통상』 이라고 말하고 『교통사고에 의한 손상만 보면 국내가 외국에 비해 훨씬 높다』고 밝혔다.
또 경희대 외과팀이 79∼%년에 외상에 의해 췌장·십이지장 손상을 입은 환자 35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교통사고환자가 24명(68.6%)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 7명(20.0%) ▲관통상 3명(8.6%) ▲추락1명(2.8%)으로 드러났다. 반면 미국에서는 교통사고에 의한 췌장·십이지장 손상환자는 10∼20%에 불과해 국내가 미국에 비해 3-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에 의해 간등 장기손상을 입은 환자가 외국에 비해 훨씬 많다는 보고가 계속되고 있는데 이는 국내의 심각한 교통사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부충격에 의한 장기손상의 경우 사망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조사에서는▲간 손상에 의한 사망률이 27.9% ▲대장손상 11% ▲췌장·십이지장 손상 17%였다.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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