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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즌 56홈런보다 깨기 힘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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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한국 프로야구에서 지금까지 나온 어떤 기록보다 값진 기록이다. 이승엽의 한 시즌 56홈런보다 더 깨지기 힘든 기록이 될 것이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송진우의 통산 200승 달성을 이렇게 평가했다.

135년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사이영(511승) 등 107명만이 200승 고지를 밟았고, 현역 투수로는 로저 클레멘스(341승) 등 10명이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가네다 마사이치(400승)외 22명, 현역 투수로는 구도 기미야스(요미우리.215승) 한 명뿐이다. 더구나 연간 126게임을 치르는 한국은 162게임의 메이저리그나 136(퍼시픽리그)~146경기(센트럴리그)를 소화하는 일본에 비해 출전 횟수가 훨씬 적다.

200승은 좋은 투수의 평가선인 '10승 투수'를 매년 해낸다 하더라도 수치상 2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고지를 밟기 위해서는 우선 큰 부상이 없어야 한다. 대학 시절 팔꿈치 수술을 했던 송진우는 이후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부상을 피했다. 다양한 구질 개발도 필수다.

송진우는 한때 구원투수로도 활약, 200승과 함께 100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다. 투수 분업화가 정착되면서 선발과 구원투수를 넘나드는 선수는 이제 구경하기 어려워졌다. 그가 줄곧 선발투수로만 뛰었다면 200승은 더 일찍 이루어질 수 있었다.

과거 일본에서는 1982년 니혼햄에서 뛴 에나스 유타카가 206승, 193세이브를 기록한 바 있다. 송진우는 전성기 때인 92년 선발과 구원을 함께하면서 본인 최다인 19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송진우는 지금도 등판할 때마다 각종 투수부문 한국기록을 바꿔나가고 있다. 200승을 거두는 동안 총 580경기에 등판, 1만1827타자를 상대하고 4만5676개의 공을 던졌다. 200승 중 대전 구장에서 최다인 93승을 거뒀고, 군산 구장의 등판 3경기에서는 전승을 거둬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상대팀 중에서는 LG를 상대로 32승을 거뒀다.

야구인들은 "200승 투수는 당분간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래서 송진우의 대기록은 한국 프로야구 25년 사상 최고의 기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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