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기니와 '대사급 외교'서명…아프리카 53개국과 수교 완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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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8일 아프리카의 외교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기니와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었다. 이로써 한국은 아프리카의 53개 국가와 모두 수교하게 됐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방한 중인 마마디 콩데 기니 외교장관을 만나 한.기니 수교 의정서에 서명했다. 콩데 장관은 "한국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니 정부는 천연자원 개발 관련 투자를 바라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기업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당분간 주 세네갈 대사관에 기니 관련 외교업무를 맡게 할 방침이다.

기니(The Republic of Guinea)는 1958년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프랑스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나 독립을 쟁취했다. 하지만 독립 직후 세쿠 투레 전 대통령이 독재체제를 구축해 84년 급사할 때까지 권력을 휘둘렀다. 그는 공산권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사회주의 정책을 추진했다. 북한과는 60년 수교를 맺어 69년 주 기니 북한대사관이 설치됐다.

남북 외교전쟁이 한창이었던 78년 1월 한국은 대기니 수교를 성사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북한의 방해로 15일 만에 기니 측이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양국 수교에는 기니의 정치상황이 한몫했다. 콩테 대통령은 국민투표를 통해 임기를 연장해 사실상 종신 집권체제를 구축했으나 건강악화 때문에 방구라 국무장관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겼다. 방구라 장관은 지난해부터 민주화 조치와 대외 개방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기니는 보크사이트(알루미늄의 주요 원료) 매장량이 세계 1위이며, 다이아몬드.철광석.금 등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한국은 지난해 기니에서 약 1억6000만 달러어치의 광물.원유.어류를 수입했다. 현재 20여 명의 교민이 살고 있다.

기니와의 수교로 한국과 미수교국인 유엔 회원국은 시리아와 쿠바, 모나코, 마케도니아 등 4개국으로 줄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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