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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우수 이만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15년여 입산, 세속의 자질구레한 것들을 떨쳐버리고 얼마간 자연의 향내 음으로 부족한 제 내면을 채웠을 때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문학을 택해 죄인 마냥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불교를 종교라기보다는 철학이나 진리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철학이나 진리를 문학적으로 형상화 시켜보고 싶습니다.』
종교와 철학과 문학을 진리구현을 위한다는 측면에서 동궤에 올려놓고 싶다는 이만희씨는 그러나 언어의 개념 망을 빠져나가는 진리를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불가에 빚을 질 수밖에 없다고 밝힌다.
따라서 언어의 한계성을 보완, 좀 더 가깝게 진리의 요체에 다가서기 위해 입산, 구도의 길을 걷는 화가를 등장시켜 불교에 기댄 것이 이 작품이다.
『지금까지 연극에 불교가 가미된 작품은 있었으나 전통 불교 극은 없었다고 봅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중에 생생히 살아 숨쉬는 부처, 현실의 어떠한 부면을 퍼 올려도 그러한 부처가 있게 마련입니다.
문제는 작가자신이 불교의 요체를 얼마나 깨닫고 형상화시키느냐에 있다고 봅니다.』
얼마 전부터 자신의 마음속에 부처로 화한 독실한 불교신자인 어머니께 수상작품을 사모곡으로 바치고 싶다는 이씨는 대원외국어학교 윤리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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