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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정의 거꾸로 미술관] 무섭니? 야하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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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엄격한 의미를 따져묻는 관객들 앞에서 난처한 예술가들이 흔히 내놓는 모범답안이 있습니다. "예술을 하나의 답안으로 보지 말고 다양하게 해석해주세요."

이 사진은 뚜렷한 명암 대비 만큼이나 상반된 의미들이 충돌하고 있답니다. 얼핏 보기에는 7명의 늘씬한 알몸 남녀들의 뒤엉킴일 뿐이지만, 이들이 매스게임하듯 연출해 보이는 것은 서늘한 해골입니다. 살이 탱탱한 알몸과 뼈만 앙상히 남은 해골의 만남, 젊음과 죽음 사이의 교차. 이 작품을 하나로만 이해할 수 없는 이유랍니다. 한데 이 작품이 강아지 얼굴로 보인다면 그건 용서될까요? 그럼요! 추신. 이 작품은 1944년 필립 할스만(P. Halsman)의 원작을 리메이크했답니다. 달라진 점은, 원작에는 초현실주의자 달리(Dal?)가 등장하는데, 이 작품에선 정중앙에 작가 자신이 벌거벗고 팬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이죠.

반이정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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