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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이 풀어보는 새해운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경오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말의 해. 60년만에 돌아온 백말(백마)의 해다.
백마는 군왕·장수가 타는 권세의 상징. 동정서벌의 창과 깃발이 임립한 맨앞에 위풍당당히 선 사나이의 표상이다.
말은 예부터 천복성이라 칭하듯 하늘의 복을 인간사에 운반하는 우주의 사신.
국운만개, 선진쾌주. 21세기의 융창·융성을 예비하는 삼천리 근역의 90년대가 백마의 해로 열리니 우주의 질서가 신묘하기만 하다.
주역으로 경오년은 화지진괘. 아침해가 지평신 위에 떠올라 온 누리를 붉게 비추는 괘상이다.
말이 독수리의 날개를 달고 태양의 주위를 춤추는 형상으로 80년대의 제반감사가 지평선 밑으로 사라지고 대운이 집집마다 말을 타듯 달려오는 형국이다.
올해는 양기의 으뜸인 화년의 해이기도 하다.
제각각 형상이 다른 견고한 철물이 용광로 속에서 불을 만나니 철물 상호간에 상부상조하면 멋진 주조물이 나올 것이나 철물끼리 제 잘났다고 이리저리 싸우면 일등품은 커녕 용광로만 망칠 우려가 높다.
1노3김의 형세가 그러하고 특히 2김간의 기운이 화오형이니 야권통합의 포석을 둘만도 하다.
학원문제·노사문제 또한 용광로와 철물이라 대화와 타협의 슬기가 어느해보다 필요할 것이다.
백마의 권위는 정중한힘과 지도력에 있다.
각계의 장로마다 진언을 설파하니 말이 물가에서 흡족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
그러나 정중한 힘보 단석전 힘에 의지하니 김일성은 검은 광마를 거꾸로 탄 연. 동구권의 대변혁 바람이 광마의 둔부를 후려치니. 놀란 말이 눈을 감고 달려가는 꼴이다.
경제는 상승세. 우리나라는 오행간지상 축인방에 속한다. 인은 동방의 끝이다. 상품을 가득 실은 수출선이 동으로 동으로 나아가면 곧 미국이요, 계속해서 항해하면 서구요 공산권이니 전방위 외교가 술술 풀려 수출세가 크게 늘어날만도 하다.
생산성 향상이 급선무이나 무엇보다 부동산투기를 막고 인플레를 예방해야 근로자의 의욕이 백마의 기운을 갖게된다.
농사는 역시 대풍 예고. 땀흘려 일한 농부들의 노고에 답하는 정책배려가 있어야 겠다. 다만 올해는 화가 강하니 수분이 이에응답, 장마·홍수의 악재가 숨어 있으니 조심조심해야 할 사.
올해는 도화가 발동하는 해운이다. 여성 의상도 백색과 분홍색이 주류를 이뤄 어울리니 사회에 도색기가 흐를 듯 하다.
성문란이 심할 풀이라 AIDS가 퍼질 염려가 크다. 향락업소의 자제가 필요하고 여론 계도층은 몸가짐을 군자의 도에 따르도록 할 필요가 있다.
올해 힘찬 말의 기상을 받아 태어나는 아이중에는 통솔력·지도력이 풍부한 출중한 인물이 많이 있어 장차 통일조국에서 큰일을 해내리라는 희소식. 다만 말중에는 조급한 말도 많아 어릴 때부터 엄격한 가정교육과 자기수양이 요구된다.
예전에는 「말띠 가시내」라 하여 며느리감으로 눈조금 멀리 했으나 그것은 글자 그대로 옛말. 요즘 총각들이 즐겨 찾는 아내감인 전문직 여성, 곧 커리어 우먼 중에는「말띠가시내」가 많다.
◇도움말 주신분: 백운선(한국정역철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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