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해 같은 호황기대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얻기 위해 국내증시뿐 아니라 해외채권 시장을 이용하는 국내기업들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해외 증시에 대한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지난 85년12월 삼성전자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보통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해외전환 사채 (CB) 2천만 달러 어치를 룩셈부르크 증권시장에 내다 판 이래 작년 말까지 대우중공업·유공·금성사·새한미디어 등 5개 사가 해외 CB를 발행, 총1억5천만달러를 외국의 자금시장에서 조달했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 더욱 가속화돼 주 서통·동아건설이 각각 3천만·5천만달러의 해외CB를 발행했을 뿐만 아니라 삼미종합 특수강은 보통주식대신 무 의결권 우선 주로 바꿔주는 해외 신주 인수권 부사채(BW) 5천만달러를 발행하기도 했다.
해외 증권시장은 주식에 치우쳐 있는 우리와 달리 채권시장이 오히려 규모가 큰 경우가 많으며, 특히 일본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채권의 8%를 점유하는 등 세계 채권시장에서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비록 국내주가가 낮아 아직 해외 CB를 갖고있는 외국인들의 주식전환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내년에도 삼익악기 등 많은 기업들의 해외, CB발행 계획이 잡혀있고 오는 92년 부분적인 자본 자유화가 실행되면 일본을 비롯한 외국의 막대한 자본이 국내증시로 몰려들어올 것이 예상되므로 현재와 같은 허약한 증시체질로는 감당키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최근 세계증시의 흐름이 우리 나라·대만과 같은 폐쇄증시를 제외하고는 서로간 자본투자의 영향으로 학께 움직이는 추세여서 시장개방을 대비한 체질개선이 시급하다.
○…올해 세계증시는 세계경제의 꾸준한 성장 속에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에 따른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호황을 맞은 한해였다.
특히 미국을 비롯, EC통합을 앞둔 유럽에서 기업인수·합병(M&A)의 열풍이 증시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가세, 미·일·영 등 주요국의 증시가 20%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내년도 세계증시는 주요국들의 경제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올해와 같은 성장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지난 87년 대 폭락 이후 2년간 꾸준한 상승을 보였으나 지난10월 정크본드(고 위험 고 수익채권) 시장의 약세와 이에 따른 기업자금 조달, 특히 기업매수에 필요한 자금난 등으로 한때 폭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FRB (연방준비 제도 이사회)의 금융완화조치와 전체의 60%가 넘는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투자분위기가 안정되고 기업인수·합병(M&A) 관련재료 및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재 상승, 연초보다 27%가 상승하는 호황을 누렸다.
미국 증시의 내년전망은 큰 상승없는 보합세로 예측된다. 우선 현지의 각 경제연구 단체들은 내년도 경제 성장률을 올해 2·5%보다 낮은1·5%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경제침체로 인한 기업수익의 감소는 필연적이고 기업 인수·합병도 올해만큼 활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게 미 증시 전문가들의 관측.
그러나 내년에 예상되는 금리인하는 부채 비율이 높은 미국기업에 큰 도움을 줄 것이고 무역수지를 약화시켰던 달러강세가 내년에는 약화될 것이란 예측도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
세계 최대의 증시로 부상한 일본 증시는 5·5%에 달하는 견실한 실물경제 성장과 국제수지 흑자로 인한 품성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작년에 이어 상승세가 지속됐다.
일본 증시는 올해 히로히토 왕의 사망, 리쿠르트 스캔들 등 불안요소가 많았으나 기관 투자가의 저변확대 등 안정된 구조로 인해 큰 흔들림 없이 상승세를 지속, 연초보다 26%정도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본 역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소별로 다르나 올해 5·5%에서 내년은 4·2∼4·7%성장정도를 예상하고 있으며 미국계 연구소들은 3%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증시도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
동남아국가들의 증권시장은 올해 큰 변화를 겪었다.
그동안 이 지역의 금융중심지로 확고한 의치를 차지했던 홍콩이 6월 중국 천안문 사태와 오는 97년 식민지 반환 문제로 급격한 쇠퇴 기미를 보인 반면 태국·말레이시아는 급속한 성장을 거듭, 「떠오르는 시장」으로 부각됐다.
특히 태국은 올해 10%이상의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급증, 1백10%라는 경이적인 성장을 기록했으며 말레이시아도 40%이상의 성장을 나타냈다.
동남아 증시는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고 외국인 투자의 영향력이 매우 커 지난 10월 뉴욕주가 폭락 때에는 오히려 뉴욕의 하락 폭을 상회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동남아 증시는 내년에도 태국·말레이시아 등은 강세, 홍콩 등은 약세 등 올해와 비슷한 양상을 나타낼 전망이다. <손장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