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슬림 캐주얼 입고 돌아왔다 '복고 브랜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 시장을 다시 노크하기 시작했다. 에스프리와 클럽 모나코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새로 등장한 옷들은 더 이상 '미국적인 편안한 스타일'이 아니다. 색감과 실루엣이 화려해지고 디자인도 훨씬 다양해졌다.

# 화려한 색감, 감각적 디자인

미국 서부 해변에서나 볼 수 있음 직한 편안한 실루엣을 바탕으로 화이트와 베이지 컬러를 주로 사용한 스타일, 넉넉한 면바지에 소매는 접어 올리고 가슴은 반쯤 풀어헤친 화이트 셔츠의 이미지인 에스프리.

그러나 최근 독일 뒤셀도르프에 위치한 본사 디자인 센터에서 확인한 스타일은 미국적 스타일과 크게 달라졌다. 오히려 유러피언 감성의 슬림한 실루엣의 캐주얼이 대부분이다. 몸에 붙는 라인에 화려한 프린트물이 새겨진 셔츠 등이 눈에 띄었다. 색감도 기존의 무채색을 벗어나 한층 화려해졌다.

7월 서울 광장동 W호텔에서 열린 클럽 모나코의 한국 진출 패션쇼에서도 기존 클럽 모나코의 디자인을 벗어난 새로운 감성의 의상이 대거 등장했다. 보라색이나 금색의 화려한 여성용 원피스 등으로 변신을 시도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유가 뭘까. 우선 세계적인 추세가 정장 못지 않게 캐주얼도 점점 슬림 라인으로 바뀌었다는 점. 둘째로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진 등 디자인적인 감성이 강하게 표현되는 스타일을 선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저 편안한 캐주얼은 더 이상 어필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여기에 글로벌화되고 있는 회사의 구조도 한몫 했다. 에스프리의 경우 미국에서 설립됐지만 지금은 독일에 본사와 디자인 센터가 있어 디자인과 마케팅을 도맡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800여 명의 디자이너는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출신이 다양하다. 그런 만큼 감성 자체가 미국 중심의 기존 디자인과 다르게 마련. 현장에서 만난 에스프리 여성복의 디자인 총책임자도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캐나다에서 탄생한 클럽 모나코도 99년 미국의 랄프 로렌사에 인수된 후 대대적인 리뉴얼 과정을 거쳤다. 소유 구조가 바뀌면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에스프리와 비슷하다. 종전에 대학생을 타깃으로 하던 스타일을 벗어나 도시의 전문직 종사자도 입을 수 있을 만큼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 토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를 지향하다

의류에 집중하던 에스프리는 현재 모두 12개 라인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에스프리 여성복과 남성복을 비롯한 영캐주얼 라인인 edc, 고급 라인인 컬렉션, 에스프리 스포츠, 액세서리, 보디웨어 등이다.

특히 눈여겨 보아야 하는 라인은 edc와 액세서리.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겨냥한 edc 라인은 유행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액세서리 역시 값비싼 가죽을 사용하는 대신 천이나 비닐, 금속 소재를 활용해 감각적이면서 합리적인 가격대를 지향하고 있다. 유러피언 감성의 디자인에 덧붙여 소비자에게 토털 코디네이션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클럽 모나코도 마찬가지다. 의류는 물론 액세서리 라인과 홈 컬렉션 라인이 동시에 수입된다. 오브제 측은 "클럽 모나코의 온전한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뒤셀도르프(독일)=조도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