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야구 선수 연봉 "천정부지"

○…스토브리그에 돌입한 미국 프로야구에서 90년도 선수들의 연봉이 천정부지(천정부지) 로 치솟아 3백만 달러(약20억원) 선수들이 속출하자 지나친 고액소득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시킬 수 있는 미국 프로야구에는 연봉 2백만 달러가 넘는 선수가 이미 20명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연봉계약 경신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의 커비 퍼겟을 비롯, 리키핸더슨(오클랜드) 조 카터(샌디에이고) 마크 랭스턴 (캘리포니아) 등 모두 4명의 선수가 3백만 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연봉이 20만 달러고 대학 졸업자의 초봉이 2만 달러를 넘는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프로 야구선수의 연봉은 가위 기하 급수적 증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숫자놀음에 대해 미국 팬들은 과거와 달리 냉담한 반응을 보일 정도로 사회적 괴리감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 79년 연봉1백만 달러를 처음 돌파한 것은 탈삼진 5천 개의 에이스놀런·라이언이며 지난 10년 동안 선수들의 연봉이 줄곧 기하급수적 급등세를 보이게 된 이면에는「자유 계약선수제도」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지난 69년 선수 평균 연봉이 2만5천 달러인데 반해 90년도 선수 평균 연봉은 50만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미국 선수들은 한국선수들과 달리 전문대리인(에이전트) 을 내세워 자신이 요구하는 금액 등을 관철시키고 있으며 구단 측과 선수가 연봉문제로 정면으로 부닥치는 예가 없다.
프로복싱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대리인은 선수의 요구 및 주장을 대변하고 있으며 선수수입의 20∼25%를 차지한다.
또한 대리인은 선수 대변 역할 외에 체력관리를 맡고있으며 경기가 있을 때마다 전속 마사지 사와 리무진 운전사 등을 준비시키고 요리사까지 대동한다.
연봉 2백만 달러의 뉴욕 메츠 포수 게리 카터는 개인 트레이너를 포함, 6명의 수행원을 따로 두고 있다.
이외에 극성 팬들로부터 사인공세 및 상대 팬들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각 팀의 에이스급 투수들은 사설 경호원까지 두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같이 선수들에게 고액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구단 측은 입장료와 광고료 외에 TV중계료 등으로 엄청난 액수를 거둬들여 시즌에 돌입하기도 전에 메이저리그 26개 팀은 팀 당 1천6백만 달러(약1백4억원)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이에 편승한 야구 해설가의 연봉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데 CBS의야 구해설가 브렌트 머스버거는 1백90만 달러로 90년도 연봉을 계약한바 있다.
야구를 포함한 1백만 달러 이상을 지급 각종 스포츠 해설가는 미국에 8명에 달한다.
1년에 5승을 올리는 투수가 연봉 60만달러를 받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팬들이 회의적 반응을 보일 만큼 미국 프로 야구선수의 연봉이 비대해져 있는 것이 사실.
1백30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 프로 야구는 메이저리그 외에 17개의 2군 리그를 두고 있으며 2군 팀만도 1백25개다.
뉴욕 메츠는 6개의 마이너리그팀을 보유해 선수 공급을 충분히 하고 있다.
화려한 메이저리그를 동경하는 프로지망생들은 월급 1천5백 달러 정도를 받고 비행기로 이동하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시외버스 등에 몸을 싣고 목적지로 향한다.
A, AA, AAA로 구별되는 마이너리그에는 한계연령이 적용되는데 대개 22세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야구를 포기하고 다른 삶을 찾고 있다.
프로야구의 화려함에 대학 스포츠마저 물들고 현혹되고 있는데 89미국 대학 체육협회(NCAA)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선수 중 30%정도가 입학 때부터 프로선수가 되고자 계획하고 있다.
이중 야구선수는 주 30시간을 운동에 소비해 수업을 등한시하며 강의에 참석하는 시간은 주 14시간에 불과해 프로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반 학생이 주16시간강의를 듣는 것을 감안하면 학력고사 성적도 일반학생의 9백90점에 비해 8백83점으로 뒤지는 것이 당연하다. 학력 고사의 전체 평균은 9백점. 결국 천정부지의 연봉은 사회·경제 문제 등을 뒤로한 자본주의의 표본처럼 미국인들의 사고를 마비시키고 있는 실정이다.【뉴욕지사=장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