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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지역 상권 3호선 연장|분당~시내 연결 고리로 도곡 터널 뚫리면 사통팔달 교통요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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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서울에 또 한차례 대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지하철 3호선 연장노선 건설공사로 시작된 지하철 2기 시대가 지역상권 변화를 예고하고있는 가운데 85년10월 3, 4호선 완전 개통이후 4년2개월만에 되살아난 지하철 경기 역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공사기간 중 교통 장애 등 시민불편이 예상되기도 하지만 개통 후에는 생활권, 교통 여건 등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될 전망이다. 어떤 곳,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현장취재를 통해 차례로 심층 보도한다.
「지하철 2기 시대」를 열게될 지하철3호선 연장구간건설공사가 시작되면서 노선주변지역이 새로운 상권형성등 변화의 기대 속에 술렁이고 있다.
상권과는 비교적 거리가 멀었던 이 일대가「외곽의 주택가」에서 주목받는「최남단의 명동」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더구나 지역적으로 분당과 서울중심을 잇는 연결고리 지점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더욱 부풀어 있다.
따라서 93년 중반 준공 이후를 내다본 업계 측은 이 일대를 유흥가 중심의 상권이 아닌 아파트 군을 중심으로 한 쇼핑, 레저, 업무기능을 결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상권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 고지 확보 작전에 뛰어들고 있다.
연장노선 주변은 현재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중심으로 슈퍼마켓, 학원, 법원, 음식점 정도의 기본업종상권이 형성돼 있을 뿐이고 쇼핑센터등 유통산업은 롯뎨쇼핑 잠실점, 현대백화점등 이른바 강남의 유명백화점에 의존해 온 형편.
지하철3호선 종착역인 양재역 일대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공5단지, 중동고 주변상가가 어느 정도「변두리 상권」유지를 해온 편이나 주로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단순주거지로 발전해왔다.

<상권변화전망> 3호선을 따라 신설될 도곡, 대치, 탄천, 개포, 수서역 등이 미래 상권지대의 포인트.
이중에서도 지하철 분당선과 만나 승환 역(갈아타는 역)의 기능을 하게 될 도곡역과 개포역 일대가 상권의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져 주목대상이 되고있다.
특히 도곡역은 역 바로 옆 매각예정인 상업중심용도의 서울시 체비지 4만1천3백평에 덩치 큰 백화점등이 들어설 전망이어서 개포, 대치동일대의 「노른자위 상권」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반면 양재역 일대는 지금까지 종착역이라는 장점 때문에 많은 유동인구를 상대로 한 상권형성이 돼 왔으나 앞으로는 통과역으로 기능이 떨어지게 돼 상권쇠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곡역=「2000년 대 서울시도시 기본계획」에 도심의 상업기능 분산을 위한 대규모 지역중심상업지구로 정해진 곳.
게다가 공사중인 도곡 터널이 내년 말 개통되면 동호대교와 곧바로 이어지는 언주대로와 연결돼 사통팔달의 교통중심지로 떠오르면서 상업, 업무지구의 최적지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88수도 경비단 임시숙소로 쓰이고 있는 숙명여고 맞은편의 서울시 체비지는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지금 공매한다 해도 평당1천만 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모두 4천여 억원에 달하는 금싸라기 땅을 놓고 유명백화점, 대기업이 잔뜩 눈독을 들이고있다.
서울시는『그러나 이 땅 전체가 특정기업에 독점되지 않도록 4∼10필지 정도로 나눠 내년 초께 공매할 계획』이라며 『백화점, 레저타운, 스포츠센터와 증권회사, 은행의 지점이 들어서게끔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개포역=대치택지개발지구인 대단위 아파트단지 입구에 들어서게 될 이역 역시 도곡역과 더불어 3호선과 분당선을 잇는 승환 역으로, 역을 중심으로 시유지 6천4백 여평에 슈퍼마켓, 체육관등의 대규모 상가가 형성된다.
폭넓은 간선도로가 지나가지 않아 일반교통의 중심지 역할은 약하지만 주변아파트단지 고정인구가 확보돼 있느데다 분당아파트주민들이 승환 역으로 도곡역 보다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 상권형성의 후보지로서는 충분한 상태.
◇일원, 수서 지구=일원 역의 경우 지하철역 기능과 상업용도를 겸용한 역사가 들어서게 된다.
상업용지로 확보한 시유지3천6백60평에 역사와 함께 일반아파트 상가의 기능을 갖춘 상가를 조성할 계획이어서 지역상가로서 한몫을 하게 될 전망.
수서 역은 상권 형성에 좀더 유리한 상황. 우선 일원지구의 상업용지에 비해2배가 넘는 상업용지 (9천80평)를 역 주변에 확보한데다 탄천 건너편 패밀리아파트와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연결시켜줄 다리 (제2탄천교)가 건설될 계획이어서 버스와 지하철을 연계하는 교통중심지의 역할도 하게된다.
또한 일원 역과는 달리 대규모 역세권 주차장용지를 역사 앞에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상업중심지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다.
◇양재역=수많은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양재상가, 양재시장, 골목시장 등을 형성하며 종착역으로서의 기능을 유감 없이 발휘해 온편.
그러나 이곳 상가에서는 지하철이 연장된다 하더라도 내년10월말 역 앞에 서초구청이 들어서기 때문에 나름대로 상권유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는 하지만 구청자리가 기존 상가 길 건너편인데다 2만∼4만여 명의 유동인구가 사라지게 되는 점등을 들어 대부분의 부동산업자들은 상권 쇠퇴를 쉽게 전망하고있다.
현재 이곳 상가는 평당매매가격이 8백만∼1천만 원선, 임대료는 평당 2백만∼3백만원 선으로 별 변동이 없는 상태.
◇기타역=언주, 대치, 탄천역의 경우 승환 역이나 종착역이 아니어서 유동인구가 적고, 역 주변에 상업용도의 땅이 없어 상업중심지로서의 가능성이 다른 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
하지만 역내 지하상가 건설과 더불어 기존아파트상가를 중심으로 소규모 상권형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대치, 탄천역이 들어서게 될 은마, 선경아파트 일대상가의 평당 매매 가가 지하철노선 확정발표 전에는 1천만 원 정도였던 것이 지금은 30%정도가 오른 1천3백만원 안팎을 호가하고있다.
이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엔 매일 5∼6명 정도가 상가를 구하기 위해 찾아들고 있으나 팔겠다는 상가가 없어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

<업계 움직임> 대형백화점 및 유통업계에선 이미 이 구간의 상권형성 가능성을 점치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둔지 오래다.
H증권, D수산 등이 수년 전 은마아파트 맞은편의 서울시 체비지 2천여 평씩을 매입해 놓고 있는 상태. 이들 업체는 이곳이 일반상가 허가가 나지 않는 주거중심 지역인 탓에 쇼핑타운 같은 것이 아닌 업무용 또는 수영장등 스포츠센터를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숙명여고 앞 서울시체비지에 대한 대형유통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자기존의 소, 중형백화점들도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실정.
단지 내 아파트 주민들의 반발로 건물외형축소는 물론 주차장 확보에 실패, 인근 그랜드백화점에 밀려 2년 전 문을 닫고만 우성유통의 그랑프리백화점도 이곳에 들어설 대형백화점등 상가에 의한 상호상승작용을 노려 다시 백화점등으로의 환원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
이 일대에서 나름대로 짭잘한 재미를 누려왔던 그랜드백화점과 개포동 뉴코아 지점의 경우 새로운 적수(?)가 예상됨에 따라 차별화를 통한 고객 유치전략을 계획중이다. <임수홍, 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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