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를 마감하며 방송현업 종사자들과 관련 학계·언론계·정치계 등의 전문가들이 「80년대 방송계 10대 사건」을 뽑았다.
방송위원회가 발간하는 월간 『방송 89』에서 이들 전문가 집단 1백 8명을 상대로 설문조사 한 결과 뽑힌 10대 사건은 다음과 같다.
①언론사 및 방송사 통폐합(80년)=11월 14일 한국방송협회와 신문협회는「건전 언론 육성과 창달에 관한 결의문」을 채택, 언론기관의 통폐합을 결의, 80년대의 암흑기를 초래한 치욕적 사건으로「자율」이란 형식으로 위장된 강제 통폐합.
②국회청문회 생방송(88년)=11월부터 89년 1월까지 계속된 청문회 생방송은 민주화 시대에 방송이 갖는 영향력과 책임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 일해재단 비리·광주 민주화항쟁·언론통폐합 등의 진상을 파헤치는 정치현장을 생중계 한 사건은 국민들의 정치·정치인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③컬러 방송시작(80년)=방송기술 면에서 12월 1일부터 시작된 컬러방송은 최대사건. KB S-1TV의 시험방송에 이어 KBS-2TV와 MBC도 12월 22일부터 본격 컬러방송. 컬러방송은 방송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생활패턴과 경제에까지 엄청난 변화를 초래.
④시청료 거부운동(86년)=5공 당시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 86년 1월 20일 기독교계에서 집단적으로 시작된 시청료 거부운동은 점차 범국민적 저항운동으로 확산되었다.
⑤방송노조탄생(87년)=방송 민주화를 가져온 가장 직접적인 동인이 된 사건. MBC 노조가 87년 12월 9일 창립됐으며 이어 88년 5월 20일 KBS가 노조를 결성함에 따라 방송노조가 방송민주화의 주역으로 등장.
⑥올림픽방송(88년)=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의 올림픽 방송은 주관방송사인 KBS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방송계 전반의 기술수준을 국제수준으로 올린 대 사건.
⑦방송언론인 대거 해직(80년)=5공의 산파였던 국보위의 언론인「대학살」. 7월 5일MBC·경향신문이 97명을 강제 해고한데 이어 KBS도 1백 40명을 해고.
⑧이산가족 찾기 생방송(83년)=6월 30일부터 11월 14일까지 진행된 민족적 캠페인 방송. 5공 암흑기 속에서 가장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⑨새 방송법 제정과 방송위원회 발족(87년)=11월 언론기본법 폐지로 새 방송법이 제정되고 이에 따라 방송의 공공성 원칙을 추구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방송위원회 발족.
⑩공영 방송제 도입(80년)=방송사 통폐합에 따라 채택된 방송체제. 상업방송의 폐단을 지양하기 위한 체제였으나 5공 하에서 권력에 의한 불공정 방송을 보장하는 체제이기도 했다.
<오병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