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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2' OST 담당 일본 애니 음악 작곡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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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음악은 소통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게임 음악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이어주는 끈이지요. 제 음악을 들으며 전 세계 유저들이 밝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일본의 세계적인 영상음악 작곡가 칸노 요코(38.사진(上))가 11일 한국을 찾았다. 국내 게임업체인 ㈜그라비티사가 올 연말 선보일 야심작 '라그나로크 온라인2'(사진(下))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총괄 프로듀서로서다. 일본 애니메이션 '카우보이 비밥''천공의 에스카플로네'와 영화 '불량공주 모모코'등에서 인상적인 음악을 선보였던 그녀다. 1987년 데뷔 당시 유명 PC게임인 '노부나가의 야망''삼국지''대항해 시대'등의 음악을 작곡하며 이름을 알렸다. J-pop이나 재즈, 옴니버스 앨범 등 장르를 불문하고 몽환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그녀는 중세 유럽의 판타지 세계가 배경인 이 작품에서도 개성을 듬뿍 담아내겠다고 밝혔다.

"전작인 '라그나로크'는 일본에서도 워낙 유명한데다 게임속 세계가 밝고 긍정적이라 의뢰를 받고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경 음악 90여 곡을 모두 작곡하는데 현재 80% 정도 만들었습니다. 게임 음악은 반복되기 때문에 듣기 편하게 하고 감정 표현은 최대한 절제하는 편입니다."

"말보다 노래를 먼저 배웠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녀는 스스로를 "방랑자이자 혁명가"라고 말했다.

"저는 특정 음악 장르에 매이고 싶지가 않아요. 그저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 재미있을 뿐이죠. 장난도 치고 혁명도 일으키고. 그래서 남들은 제가 땅에서 3cm 정도 떠서 다닌다고 해요. 하하."

음악적 상상력의 근원을 묻는 질문에 그녀는 직접 주인공이 된 느낌에 빠져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공각기동대'TV시리즈의 음악을 만들 때면 여주인공 쿠사나기가 입는 옷을 입어보고 행동을 따라해보는 식이란다.

김지운.임필성.한재림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하는 SF 로봇.좀비.뮤지컬 영화 '인류멸망보고서(가제)'에서도 음악을 맡을 예정. 그녀는 12일 오전 서울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리는 게임 축제인 '그라비티 페스티벌 2006'에 참석, 팬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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