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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TA 관세, 9월부터 단계 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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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다음달 1일부터 스위스산 전자시계와 노르웨이산 스키에 대한 관세가 철폐되고 3년 내 대서양산 연어도 무관세로 국내 식탁에 오르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유럽자유무역연합(EFTA)산 9034개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음달부터 차례로 없애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6월 말 국회가 비준한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조치다. 재경부는 이에 따라 EFTA에 대한 수출이 2004년에 비해 연간 85%(6억 달러) 늘어나고, 수입은 41%(7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FTA와의 FTA 발효 의미는=EFTA는 스위스.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 등 4개국으로 구성된 경제공동체로 한국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5%(29억 달러, 2005년) 수준.

교역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대부분 고부가가치 품목에 집중돼 있다는 게 특징이다. 무엇보다 오일.가스 등 천연연료가 풍부한 데다 고급 어종인 대서양 연어 등 어류 생산량도 많다. '스와치'로 대변되는 시계와 기계류, 금융서비스.해운 부문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분야가 적지 않다.

노바티스(의약).네슬레(식료).로체홀딩(의약).UBS(금융).크레디트스위스그룹(금융).스타토일(오일.가스).스위스컴(전화).스위스레(보험) 등 세계 500대 기업에 속한 기업만 모두 13개다.

◆EFTA에 개방하는 품목들=개방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에 따라 즉시 철폐에서 예외 품목까지 다양하다. 우선 다음달부터 관세가 전면 폐지되는 품목(8744개)은 국내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들로 스키용품.전자시계.휴대전화.승용차 등이 대표적이다. 스위스산 전자시계(전자식)는 관세 철폐로 가격이 8~9%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8~13%의 관세가 붙은 스노보드.스키 등도 가격이 싸진다. 이들 국가의 제품값이 내리면 경쟁 관계인 이탈리아나 스페인산 스키용품의 가격 인하도 기대할 수 있다.

화장품.대서양연어.오존발생기 등 388개는 3년간 연차적으로 관세가 감축된 뒤 2009년 완전 폐지되며 이 가운데 노르웨이산 연어는 한국에 많이 수입돼 온 알래스카산 연어를 차츰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EFTA 국가들로부터 수입하는 품목 1위인 의약품은 페니실린.항암제.비타민제는 3년, 뇌하수체 호르몬제는 5년, 알칼로이드가 함유된 항암제는 7년에 걸쳐 관세가 단계적으로 감축된 뒤 없어진다.

또 냉동 고등어는 연간 500t에 한해서만 관세 철폐를 적용하고 스위스산 치즈는 매년 60t에 한해 2011년 이후 10년간 관세율을 인하키로 했다.

쇠고기 등 국내 농가 보호가 필요한 품목은 개방에서 제외됐다. 재경부 전준홍 관세협력과장은 "수입이 급증해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3년 범위 내에서 긴급 관세조치를 발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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