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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비행|"부모의 꾸중에 형평 아쉽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절도· 폭행· 음주· 성적 탈선 등 청소년의 비행은 부자간의 관계, 부모인 부부사이의 애정, 부모의 처벌방법 등과 어떤 함수관계에 있는 것일까.
서울청소년지도육성회는 최근 일반고교생· 야간고교생· 직업훈련생 등 5백8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비행의 갖가지 가정 내 요인을 분석했는데 아버지와의 관계정도가 청소년 비행에 큰 영향을 미치며 부모의 일관성 없는 처벌방법이 비행을 자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층과의 관계=수입이 30만원 미만에 아버지가 반 숙련이나 숙련직의 직업을 가진 「하층」분류의 청소년이 70만원이상 관리· 전문직 아버지를 둔 「상층」 분류의 청소년보다 26개 비행 항목 조사결과 모두 비행 횟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중 폭행, 남의 물건사취, 흡연의 연중 평균 횟수가 하층의 청소년이 상층의 청소년에 비해 3배정도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아버지· 어머니의 교육정도와 비행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간 애정과의 관계=부모간의 사이가 나쁘고 특히 폭력을 사용하는 가정의 청소년 일수록 주거침입, 물건사취, 파괴의 비행정도가 화목한 가정의 청소년에 비해 2∼4배 높으며 흉기 사용, 집단편싸움, 폭행, 음란비디오 경험, 다방· 당구장 출입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처벌방법과의 관계=나쁜 일을 저질렀을 때 부모가 그냥 놓아두거나 미지근하게 타이른 경우가 매번 엄격하게 훈도 하거나 회초리를 맞은 청소년에 비해 전 항목 모두 비행횟수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처벌에 일관성이 없을 경우 그냥 놓아두는 경우보다 무단 결 석, 도박, 파괴, 흡연, 절도 등 14개 비행항목에서 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애정이나 관심이 적을수록 환각제· 본드 사용, 음란서적이나 비디오 소지의 가능성이 높은 반면 부모의 과잉보호는 비행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와의 관계=아버지가 자식에 대해 애착을 덜 가질수록 물건사취, 흡연, 음주, 환각제 사용, 늦은 귀가의 가능성이 높다. 비행에 있어서는 어머니의 애정보다 아버지의 애정이 더욱 중요하며 아버지의 역할이 청소년 비행을 예방하는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 어머니와의 의견 충돌보다 아버지와의 의견충돌이 더욱 청소년 비행을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자식의 부모에 대한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 항목 모두 비행의 소지가 높았는데, 특히 남의 물건 사취나 절도 등에서 그런 양상을 보였다.
또 자식이 부모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을수록 갖가지 비행에의 노출 정도가 심했다.
◇기타=용돈이 많을수록 무단결석이나 집단편싸움, 환각제 복용, 디스코클럽 등의 출입이 잦아 비행에 노출될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또 다른 형제에 대한 편애가 늦은 귀가, 흡연, 음주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버지· 어머니 중 한쪽이 없는 결손가정의 청소년이 커닝, 등록금 다른 곳에 쓰기, 흉기소지, 가출, 남의 물건 파괴 등 비행을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많이 저질렀다. <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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