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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당동 공장 가 큰불…10억 피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26일 오후 4시50분쯤 서울 행당동 168의149 지하철 왕십리역 앞 속칭 서울기계공업단지 안 한국볼링공장 (사장 노승문· 50) 에서 불이 나 15개 입주공장 1천여평과 세일가구 (사장 이연수· 41) 공장건물 등 모두 2천여평을 태우고 3시간만에 꺼졌다.
경찰추산 피해액은 10억여원. 불이 났을 때 공장단지 안 기숙사에 있던 종업원과 세일가구건물 2층에 세 들어 사는 16가구 주민 등 1백 여명은 모두 피신했으며 공장은 휴무일로 종업원이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이 나자 서울시내 각 소방서에서 화학차 등 소방차 79대와 소방대원 3백20여명이 출동했으나 강풍을 타고 불길이 순식간에 번진 데다 원료인 합성수지· 니스· 신나 등이 타면서 유독가스를 내뿜어 현장 접근이 어려웠고 현장으로 통하는 도로가 한곳밖에 없어 진화작업이 늦어졌다.
세일가구 2층 옥상에서 불을 처음 본 강상수씨 (20· 공원) 는 『한국볼링공장 출입문으로 시커먼 연기가 새나오더니 주인인 듯한 50대 남자가 문을 통해 뛰어나온 직후 갑자기 불길이 치솟아 인근공장의 목조 건물로 삽시간에 번졌다』 고 말했다.
불은 볼링공장의 원료인 호마이카로 불리는 액체 플래스틱, 공장단지 내 사출기· 금형기계· 합성수지제품, 목조건물을 태우면서 때 마침 불어온 강풍을 타고 6m쯤 떨어진 세일가구 2층 옥상에 쌓아둔 합판더미로 옮겨 붙은 뒤 가구공장 안의 장롱 완제품· 니스· 신나· 페인트 등 인화성이 강한 물질로 번졌다.
경찰은 화재당시 각 공장들이 일요일 휴무로 전기를 많이 쓰지 않아 합선이나 누전에 의한 화재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으며 불이 나기 직전 볼링공장 안에 사장 노씨가 있다 행방을 감추었다는 주변의 진술에 따라 오후 11시쯤 노씨를 연행, 담뱃불이나 난방기구 처리잘못 등에 의한 실화여부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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