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틴경제] 중국의 환율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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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중국은 시장 개방 이후 10년간 고정환율제를 유지해왔습니다. '1달러=8위안'식으로 달러에 페그(연동)시켜놓은 것이지요. 하지만 중국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무역수지 흑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는 위안화의 가치를 올려야 한다고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중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중국은 수출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러자 중국은 지난해 7월 21일 1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8.11위안으로 2.1%나 절상시켰습니다. 환율제도도 고쳐 달러화에만 연동시켜놨던 페그제를 폐지하고 관리변동환율제로 바꿨습니다. 달러뿐 아니라 유로.엔화.원화 등 중국에 큰 영향을 주는 다른 나라의 돈까지 고려해 환율을 결정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이 제도는 환율 변동폭이 하루에 ±0.3%에 불과한 불완전한 변동환율제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7월 위안화 절상 이후 추가적인 위안화 절상률은 1%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 사이 중국의 무역흑자는 계속 늘고 있고, 미국의 불만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일단 위안화 절상은 피하고 싶은 표정입니다. 급격히 위안화를 절상시키면 중국 경제의 핵심인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주고 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위안화 절상을 최후의 카드로 남겨놓고 다른 길을 찾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외국인이 중국 내에서 부동산을 사는 절차를 까다롭게 한다든지, 중국은행들의 해외 투자를 장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위안화에 대한 수요를 줄임으로써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는 요인을 없애자는 것이지요. 수출기업에 대한 면세 축소도 환율 조정 없이 수출을 좀 줄여보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지금같이 무역수지가 계속 늘고 외국인 투자가 계속된다면 중국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서라도 위안화 절상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점점 많아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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