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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보호」대신 자아 발견 도와줘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후기 산업 사회로 일컬어질 2000년대 초반의 바람직한 어린이 교육 방안을 모색하는 「2000년대 어린이 이렇게 키워라」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이 21일 한국 어린이 재단 주최로 한국 여성 개발원 국제 회의장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가정 교육, 정신 및 신체 건강, 성 교육 등 10개 분야의 교육 방안을 모색한 이 심포지엄에서 서울대 홍장의 교수(소아 정신과)는 현 산업 사회에서 빚어지고 있는 갖가지 심각한 정신 병리 현상이 앞으로의 바람직한 인간상을 제시해준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후기 산업 사회에서는 산업의 개발 가치보다 문화 가치와 지적·창조적 업적을 더 중시하게 되고 성취 지향보다 자아 발견과 실현에 신경을 쓰며 새로운 형태의 대가족 제도 등이 출현하는 인간성 회복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교수는 현재 고도 산업 사회화의 부작용으로 어린이들이 애정 결핍과 함께 공격성 조절 등 자기 통제 능력이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또 성·쾌락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올바른 성의 가치관과 절제 능력 형성이 어려우며 각종 성격 장애, 자살·우울증·약물 남용 등의 행위 등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간성 회복을 위한 미래 사회는 이런 병리 현상을 점차 줄여주게 되는데 예방과 선도·교육 활동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
한림대 정범모 교수(교양 교육부)도 『2000년으로 향한 세계의 대세는 인본 주의를 근본으로 하는 민주주의일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제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인간의 귀중함을 알고 인간의 애환에 예민한 감수성을 갖도록 양육되고 교육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어린이들은 긴 미래와 넓은 국제라는 벌판 한복판에서 자라게 되므로 미래에의 관심과 장기적 안목을 길러주어야 하며 내 나라, 내 것만이 아닌 지구의 살림 살이에 관심을 쏟아 근검 절약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내가 헤프게 써 버리는 종이 한 장만큼 아마존 강 유역의 삼림이 남벌되고 그만큼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안목을 키워 주라』는 것.
정 교수는『2000년대엔 더 대형화하고 심각한 고민과 문제들이 도전해오므로 어린이들이 어려움과 대결해 이겨나갈 수 있도록 키워야 하며 과 보호로 이런 훈련 기회를 박탈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두뇌 전쟁 시대」의 미래에 대비, 입시위주·고학력을 위한 교육과 양육이 아니라 사고력·판단력·창의력·상상력 등을 충분히 갖춘 고지력을 기르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지적, 이를 위해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지적 탐구 활동을 북돋워 주는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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