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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그 영화 이 장면

루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영화를 볼 때 엔딩 크레디트는 어떤 의미일까? 영화 제작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을 기록한 그 영상은, 사실 영화가 끝난 후에 이어지는 다소 지루한 부록 같은 것이다. 어떤 극장에선 자막이 올라가기 전에 매정하게 끊어버리기도 하는, 영화의 일부면서도 잉여와도 같은 러닝타임. 그런데 가끔은, 영화의 스토리를 완성하기 위해 반드시 봐야 하는 엔딩 크레디트가 있다. 바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루카’다.

루카

루카

‘루카’는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 친구가 되는 이야기다. 바다에서 사는 루카와 알베르토는 땅 위의 세상이 궁금하다. 물속에선 지느러미와 꼬리가 있는, 육지 사람들은 ‘바다 괴물’이라 부르는 존재지만 지상으로 올라오면 사람과 똑같은 모습의 두 소년. 그들은 우연히 줄리아라는 소녀를 만나 우정을 쌓아가지만, 결국 자신들의 정체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결국 그렇게 헤어지는 걸까? 하지만 루카는 줄리아와 함께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줄리아의 아빠는 알베르토를 양아들로 삼는다. 이렇게 해피 엔딩으로 영화는 끝나지만, 관객의 궁금증도 끝나는 건 아니다. 루카의 학교생활은 어떨까? 친구는 사귀었을까? 알베르토는 잘 지낼까? 줄리아의 고양이는? 루카와 줄리아 사이엔 혹시 친구 이상의 감정이 싹트는 건 아닐까? 그 대답들이 영화가 끝나면 삽화로 이어지며, 영화만큼 ‘루카’의 엔딩 크레디트도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맨 끝엔 쿠키 영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