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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아이 바꿔치기' 모두 유죄…구미 3세 친모 징역 8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에서 유전자 감식 결과 외할머니가 아닌 '친모'로 밝혀진 A씨(49)가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경북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에서 유전자 감식 결과 외할머니가 아닌 '친모'로 밝혀진 A씨(49)가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법원이 17일 미성년자 약취 및 사체은닉 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모(48)씨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열고 석씨에 제기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날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2단독 서청운 판사는 논란이 된 '아이 바꿔치기' 혐의를 포함해 석씨가 사체를 은닉하려 한 혐의 등에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친권자의 보호양육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친딸이 아이를 출산한 뒤 산부인과에 침입해 (아이) 바꿔치기를 감행했고 사체가 발견되고나서 자신의 행위를 감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사체를 은닉하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죄질이 심히 불량하고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석씨는 2018년 3월 말부터 4월, 구미의 한 산부인과 의원에서 친딸인 김모(22)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이 출산한 아이를 바꿔치기해 김씨 아이를 어딘가에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또 3세 여아가 숨진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기 하루 전인 지난 2월 9일 김씨가 살던 구미 한 빌라에서 시신을 매장하기 위해 박스에 담아 옮기다가 그만둔 혐의도 받고 있다. 석씨의 아이는 지난해 8월 초 김씨가 이사하면서 빈집에 방치해 같은 달 중순 숨졌고, 올해 2월 10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사건은 초기 아동학대 사건으로 다뤄지며, 석씨는 숨진 3세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전자(DNA) 검사에서 석씨가 친모로 밝혀지며 수사 양상이 달라졌다. 석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아이를 낳은 적이 없고 따라서 아이들을 바꿔치기하지도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석씨의 이같은 주장에 이번 재판은 석씨의 출산 여부와 아이 바꿔치기 여부 등이 쟁점이 됐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지속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약취한 아동 행방을 공개하지 않고 범행 수법이 수많은 사람에게 크나큰 충격을 준 만큼 엄벌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석씨 변호인은 "김씨가 2018년 3월 31일 여아를 출산하고, 숨진 여아가 피고인 친딸로 확인돼 두 아이가 존재한 것 같은 모습이나, 이를 역추적해서 피고인 유죄를 단정할 수 없다"며 "바꿔치기 추론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변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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