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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간암 재발 억제하는 새로운 고주파 치료법 효과 입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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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국내 의료진이 간암 재발을 억제하는 새로운 고주파 치료법의 효과를 다기관 임상시험에서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정민(사진) 교수팀을 포함한 국내 5개 대학병원(서울대병원 이동호·서울아산병원 김표년·삼성서울병원 이민우·은평성모병원 이영준·건국대병원 박희선 교수팀) 연구팀은 2.5㎝ 이하의 간세포 암종에 ‘NO-TOUCH 기법 고주파 열 치료술’을 실시한 결과, 기존 간암 고주파열 치료보다 재발 억제에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스타메드의 ‘NO-TOUCH 기법’

국소 종양 진행률 10분의 1로 줄어

기존의 간암 고주파 열 치료술은 암 병변 가운데에 전극을 삽입해 고주파로 암 조직을 태워서 치료하는 국소 치료법이다. 이렇다 보니 암 병변 주위의 작은 병변들(satellite nodules)이 재발을 유발하기 쉽다. 간암은 주변에 위치한 여러 혈관 형성 작용으로 인해 간암의 크기·진행이 가속화된다. 따라서 간암 병변 중심에서부터 고주파 치료를 하면 치료 과정에서 간암 주변의 혈관에 의해 주변으로 암세포가 전이될 위험이 있다.

반면에 NO-TOUCH 기법은 암 병변 주변에 다채널 전극을 삽입해 암 조직을 태워 치료한다. 간암 주변에서부터 중심까지 고주파가 열을 전달하므로 암 조직이 균등하게 파괴된다. 또 암 조직 주변의 혈관을 통한 주변으로의 전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병변 주변에 재발을 일으키는 원인을 봉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간세포 암종 환자 140명에게 NO-TOUCH 기법의 고주파 열 치료술을 시행하고 2년 동안 치료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1년 차와 2년 차에 국소 종양 진행률은 각각 0.7%와 1.6%에 그쳤다. 이는 기존 고주파 열 치료술의 2년 차 국소 종양 진행률(11~16%)보다 높은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 간암의 국소 치료법 중 가장 우수한 표준 치료법인 수술적 절제술의 국소 종양 진행률(2% 미만)에 근접한 임상적 치료 효과다.

기존 고주파 열 치료술(왼쪽)과 NO-TOUCH 기법 고주파 열 치료술

기존 고주파 열 치료술(왼쪽)과 NO-TOUCH 기법 고주파 열 치료술

 간암 완치로 이어질 임상 연구 계속

간세포암은 간경변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30% 미만 환자에게만 수술적 절제술을 적용한다. 따라서 NO-TOUCH 기법의 고주파 열 치료술은 수술적 절제가 어려운 소간세포암 환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책임자인 이정민 교수는 “2014년 전임상 동물실험을 시작으로 최근에 발표한 전향적 다기관 연구까지의 결과를 종합해 보면 NO-TOUCH 고주파 열 치료술은 기존의 고주파 치료 효과를 넘어선 획기적인 방법임을 입증했다”며 “간암의 재발률을 낮추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인 만큼 환자들이 완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임상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교수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기존 간암 고주파 열 치료술과 수술을 통한 절제술과의 치료 효과를 비교하고, NO-TOUCH 고주파 열 치료술을 간암 치료의 효과적인 방법으로 정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 연구는 국내 의료기기 제조기업인 스타메드(STARmed)에서 개발한 다채널 고주파 전극(Octopus)을 이용한 NO-TOUCH 기법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영상의학 분야의 세계적 국제학술지인 북미영상의학회(RSNA) ‘영상학(Radi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한편 간암은 국내에서 폐암 다음으로 사망률 2위인 암이다. 주로 경제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40~50대에게 발병해 사회경제적 부담을 높이고 있다. 간암으로 인한 연간 사회경제적 비용은 2010년 3조4000억원으로 모든 암 중 1위를 차지해 질병 부담이 가장 높은 암으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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