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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은 일본이 하고 돈은 한국이 번다…샤인머스캣의 역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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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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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품종을 공들여 개발하고도 정작 수출은 한국에 압도당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일본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한국의 샤인머스캣 수출액은 일본의 5배에 달하고, 중국 내 샤인머스캣 재배 면적은 일본의 40배가 넘는다. 샤인머스캣의 재배면적은 일본이 1200ha인 데 비해 한국은 1800ha, 중국은 5만3000ha로 규모가 크게 다르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19년 한일 간 포도수출 규모가 처음 역전된 이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올해 1~4월 한국의 포도 수출규모는 약 8억엔(약 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늘었다. 이 가운데 샤인머스캣이 90%를 차지한다. 일본의 수출규모는 1억4700만엔으로 7배나 차이가 난다.

일본 측은 샤인머스캣을 개발한 뒤 한국에 품종을 등록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품종 등록 후 6년이 지날 때까지 재산권 등록을 하지 않으면 로열티를 받을 수 없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일본에 로열티를 내지 않고 샤인머스캣을 재배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샤인머스캣 품종의 해외 반출 문제를 확인한 것은 2016년이었지만 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샤인머스캣 품종의 해외 반출을 막기 위해 종묘법을 개정해 지난 4월 시행했지만 이미 늦어도 한참 늦은 조치였다. 법 시행 이후에도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종묘와 묘목은 한번 유출되면 추적이 어려워 대응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는 샤인머스캣과 같은 브랜드 품종을 중심으로 농림수산물 수출을 2025년 2조엔, 2030년 5조엔으로 늘리겠다며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샤인머스캣 같은 일본산 품종의 해외 유출이 멈추지 않고 다른 나라에서의 수출이 늘어나면 농림수산물 수출 목표치를 달성하기엔 어려워질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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