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수익률 정부가 인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정부가 금리 인하 조치 이후 기관 투자가에 실세 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도록 직접 지시, 억지로 실세 금리를 낮추려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일 증시 수요 확대를 위해 3개 투신사로 하여금 증권사가 갖고 있는 회사채 1천억원 어치를 매입하도록 지시했었다. 그러나 곧 이어 정부의 금리 인하 조치가 발표되자 증권사들은 당시 15·8% 정도였던 회사채 유통 수익률을 15·0%로 깎자고 투신사들에 제시했으며 투신사들은 15·6%를 주장했다.
이러한 의견 차이로 회사채 매입이 일주일 이상 이뤄지지 않자 17일 재무부가 실제 유통수익률 (17일 현재 15·4%)보다 낮은 15·2%에서 결정하도록 투신사에 지시, 결국 15·2%의 수익률로 회사채 매입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재무부가 이렇듯 금리 결정에 직접 개입하게 된 것은 투신사의 회사채 매입 방침을 발표하면서 증권사로 하여금 미리 주식을 매입토록 했으나 일주일이 넘도록 회사채 매입이 이뤄지지 않은 때문이다.
이에 따라 3개 투신사는 다음 주까지 총1천억원의 증권사 보유 회사채를 사들일 계획이며 증권사들도 이를 즉시 주식 매입에 활용키로 했다.
한편 단자 업계가 증권사들에 한 달짜리 단기 자금으로 지원키로 한 총2천3백억원의 주식매입 자금은 단자사들이 여유 자금이 없다며 난색을 표명, 증권사들이 이미 콜 금리로 꿔갔던 1천억원의 상환일을 연장해주는 형태를 취함으로써 실제로 새로 지원해준 대출금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