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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만 팠는데도 더 벌어져…반등세 주춤 이낙연의 고심

중앙일보

입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경선 후보 토론회 브리핑 및 기자간담회에서 토론 관련 및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경선 후보 토론회 브리핑 및 기자간담회에서 토론 관련 및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지율 답보 원인을 묻는 말에 “등산을 하다보면 오르막길이 있고 평지가 있고 그런 것”이라면서 “지지율 추이도 등산 코스와 같다고 생각한다”는 답을 했다. 이날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8월 2주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21.8%를 기록, 1위 이재명 경기지사(33.1%)에 두 자릿수로 뒤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의 강세가 더욱 뚜렷했다. 자신이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 중 절반 이상(52.6%)이 이 지사가 대선 후보에 적합하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를 지목한 비율은 33.5%였다.

지난달 이 지사와의 지지율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히며 ‘골든 크로스(지지율 교차)’까지 거론했던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한 달 만에 힘이 빠진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반등 전략을 묻는 질문에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할 수는 없다”면서 “깜짝 이벤트라던가 그런 것으로 민심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의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 된다"는 발언으로 불거진 경선 불복 논란에 대해선 “나는 내 승리를 위해서 뛴다. 내 사전에 불복은 없다”고 했다.

집중 관리했지만…호남 열세

이낙연 전 대표는 12일 이재명 후보의 철거민, 장애인 영상 관련 논란에 대해 기자들에게 "여러분이 SNS를 보니까 더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다 생각한다. 많은 SNS가 그런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나는) 그에 대한 본인의 설명을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전 대표는 12일 이재명 후보의 철거민, 장애인 영상 관련 논란에 대해 기자들에게 "여러분이 SNS를 보니까 더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다 생각한다. 많은 SNS가 그런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나는) 그에 대한 본인의 설명을 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전 대표는 그동안 호남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달에만 호남을 8번이나 찾았다.
부인 김숙희씨는 6월부터 아예 10주간 호남에 머물며 봉사활동을 했다. “호남은 가장 개혁적인 당내 지지층이다. ‘이낙연이 개혁을 잘 할까’하는 지지자들의 우려를 충분히 뒤집어야 한다”(캠프 핵심관계자)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고 한다. 고향(전남 영광)이 있는 호남에서 승기를 잡아 역전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럼에도 “호남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영남 지지도가 오히려 더 높은 이낙연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훨씬 높다”(윤영찬 캠프 정무실장)며 영남 지지도를 경쟁력으로 내세워야 할 만큼 이 전 대표는 호남 지지율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에서 이 지사(40.5%)가 2주 전보다 7.7%포인트 상승을 기록했지만, 이 전 대표(27.9%)는 같은 기간 5.1%포인트 하락해 격차가 되레 벌어졌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9∼11일 합동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 대선후보 적합도 광주·전라 지역 설문에서도 이 전 대표(24%)는 이 지사(31%)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회로 가동…현실 될까 

이낙연 전 대표가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에서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전 대표가 12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서울시연합회에서 가진 정책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전 대표 측은 현 상황을 긍정 해석하려 애쓰고 있다.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앞서 10일 발표된 윈지코리아·아시아경제 조사(7~8일 조사)를 이날 인용해 “이재명 후보는 20대, 30대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지는 것으로 나온 반면 이낙연 후보는 20대, 30대, 40대, 50대 모두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캠프 내 수도권 지역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시점의 여론조사는 하나로 판단할 수 없다”면서 “선거인단 규모도 그렇고 호남 민심도 밑바닥 뒤집기가 이미 됐다고 본다. 가시화하는 일만 남은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내 전략통 의원은 “앞으로 지지층의 개혁 요구라고 할 수 있는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성과를 더 강조할 것”이라면서 “당대표 시절 당내에 특위를 만들어 수사·기소 완전분리를 의제화시킨 것은 이 전 대표의 성과인데 이런 것들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부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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