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에도…원자재 가격 상승에 8월 초 무역수지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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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지난달에 이어 이달 초순에도 높은 수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수입액은 더 큰 폭으로 올라 무역수지에서는 오히려 적자를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지속하면, 기업 부담도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의 모습. 뉴시스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의 모습. 뉴시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액은 127억 달러(약 14조653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6.4%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7일)과 비교해 이번 달 초순(7.5일)은 조업일수가 0.5일 많기 때문에 하루 평균 수출액으로 하면 36.7% 증가했다. 반면 이달 초순 수입액은 174억 달러(20조83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63.1%(67억4000만 달러) 늘었다. 액수나 전년 대비 증가 폭에서 모두 수출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높은 수출액에도 불구하고 수입액이 더 많이 증가하면서 무역수지도 46억9100만 달러(5조414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본격 확산했던 지난해 8월 초순(-35억9200만 달러)과 비교해도 적자 폭을 더 키웠다.

수출입 실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수출입 실적.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 달 전체 수출입통계에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해도 10일까지 통계에서는 적자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때문에 이번 달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거라고 예단할 순 없다. 하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15개월 연속 무역 흑자 기록도 끊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가 나온다.

실제 이달 초순 품목별 수입액을 보면 지난해 기저효과에 최근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 더해져 전년 대비 원유 수입액(100.8%·22억1100만 달러)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에 가스(279.7%·9억6400만 달러)·석유제품(279.2%·8억3100만 달러) 수입액도 큰 폭 증가했다. 업황 개선에 관련 투자가 늘고 있는 반도체(17.9%·17억8800만 달러)와 기계류(35.3%·7억500만 달러) 수입도 많이 증가했다.

8월 1~10일 주요 품목 수출입 실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8월 1~10일 주요 품목 수출입 실적.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수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품목별로 보면 주력품목인 반도체(44.6%·32억5200만 달러)가 전년 대비 큰 폭의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최근 D램 가격 고정 가격이 상승하는 등 업황이 개선한 영향이다. 국제유가 오름세와 경기 회복 영향에 석유제품(33.0%·8억2300만 달러) 수출도 좋은 흐름을 보였다. 무선통신기기도(75.7%·6억8500만 달러) 큰 폭의 수출 증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생산이 많이 감소했었던 자동차 부품(99.2%·3억1200만 달러)은 기저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두 배 가까운 수출 상승 폭을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수급난을 겪고 있는 승용차(-39.0%)는 전년 대비 수출이 감소했다

절대 수출액으로 보면 7월 초순 일평균 수출액은 17억 달러(약 1조9618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12억4000만 달러)에 비해 4억6000만 달러(약 5308억원) 상승했다.

주요교역국 중 중국(42.7%·40억2300만 달러)·미국(55.8%·16억5400만 달러)·유럽연합(39.9%·9억8400만 달러)·베트남(23.5%·13억2700만 달러)·일본(46.5%·5억7800만 달러)·대만(83.0%·6억2900만 달러) 등에서 수출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수입액은 중국(57.3%·37억1300만 달러)·미국(78.1%·22억5600만 달러)·유럽연합(73.1%·18억8300만 달러)·일본(35.5%·16억1700만 달러) 순으로 많았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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