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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불지른 그를 돌봤는데…그 방화범은 신부를 죽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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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북서부의 낭트대성당이 지난해 7월 18일 르완다 출신 자원봉사 관리인의 방화로 불에 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북서부의 낭트대성당이 지난해 7월 18일 르완다 출신 자원봉사 관리인의 방화로 불에 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낭트대성당 방화범이 자신을 돌봐주던 카톨릭 신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은혜를 원수로 갚은 셈이다.

일간 르파리지앵·BFM방송 등은 9일(현지시간) 르완다 출신 낭트대성당 방화범(40)이 전날 경찰서를 찾아 남서부 방데에서 60세 신부를 살해한 것을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피해자가 소속된 성당은 몇 달 전부터 이 방화범에게 숙식을 제공해왔다.

용의자는 지난해 7월 낭트 대성당에 불을 지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지난 5월 출소했다. 6월부터 한달간은 정신병원에서 치료도 받았다. 그 뒤 갈 곳 없어진 그에게 손을 내민 건 가톨릭 성당이었다.

그는 '르완다 투치족 대학살'에 가담한 후투족 출신으로, 2012년 프랑스로 넘어왔다. 1994년 르완다에선 이 대학살로 80만명이 사망했다. 프랑스에 온 용의자는 '아버지가 고향에서 살해를 당하는 등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다'는 이유로 망명을 신청했지만, 프랑스 정부는 그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후 낭트대성당에서 자원봉사 관리인으로 일하던 그는 성당에 불을 지르고 만다. 이 성당은 15세기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는데, 당시 화재로 오르간이 불타고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한 창문이 부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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