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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씨가 마른다…새끼까지 마구 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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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연근해 물고기가 크게 줄어 밥상에 자주 올랐던 명태.조기.정어리 등 대표적인 어종들을 구경하기 힘들어졌다. 그동안 물고기를 무차별적으로 잡아들인 데다 해양 생태계마저 크게 변화한 때문이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연근해에서 잡은 정어리는 16t에 그쳤다. 1980년 정어리 어획량(11만1천8백74t)의 0.01% 수준에 그친 것이다. 지난해에는 8t의 정어리를 잡았다. 정어리는 39년 1백20여만t이 잡혀 우리나라 전체 어획량(2백만t)의 60%를 차지했던 주력 어종이었다.

명태는 지난 1~8월 2백37t을 잡아 80년(5만3천6백)의 0.4% 수준에 그쳤고, 조기류는 2천3백6t으로 20여년 전의 0.2%에 불과했다.

최근 해수 온도 상승으로 그나마 잘 잡히는 난류성 어종인 멸치(1~8월 어획량 16만6천5백14t)와 고등어(4만1백15t)도 80년 어획량의 15%, 31%에 불과하다. 연근해 해수온도는 지난 30년간 평균 0.8% 올랐다.

어획량 급감은 경제가 급성장하며 물고기 수요가 늘자 어민들이 새끼 고기까지 무차별적으로 잡아들였기 때문이다. 해양부는 물고기 자원 고갈이 심각하다고 보고 99년부터 한해에 잡을 수 있는 물고기의 총량을 규제하는 총허용어획량(TAC:Total Allowable Catch)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 TAC로 어획량에 제한받는 어종은 고등어.정어리.전갱이.꽃게.대게.제주소라.개조개.키조개.붉은대게 등 9종이다. 하지만 어획량 제한 대상이 주로 정착성 어종으로 명태 등 회유성 어종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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