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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10월 별도 법인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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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 행사에서 김준 총괄사장이 중장기 핵심 사업 비전 및 친환경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Story Day)' 행사에서 김준 총괄사장이 중장기 핵심 사업 비전 및 친환경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0월 SK그룹의 배터리·석유개발 사업부문별 신설법인이 각각 출범한다. 1962년 국내 최초 정유기업으로 출발한 SK이노베이션은 ‘그린 사업’을 발굴하는 지주회사로 변신한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각각 분할하기로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신설법인은 오는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10월 1일자로 출범할 예정이다. 법인명은 각각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로 정했다. SK배터리(가칭)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배터리 구독 서비스(BaaS),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SK이엔피(가칭)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탄소 포집·저장(CCS) 사업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LG화학과 같은 물적분할 방식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할 후 지배구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분할 후 지배구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SK이노베이션의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SK이노베이션이 각 신설법인의 지분을 100% 가지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 채무는 신설법인에 이전한다. 앞서 경쟁사인 LG화학도 지난해 10월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하는 방식으로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현재 LG화학은 연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SK배터리(가칭) 역시 IPO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은 “각 사업의 특성에 맞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문성을 높여 본원적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분할을 결정했다”며 “각 사업별로 투자 유치와 사업 가치 증대를 통해 경영환경에 더욱 폭 넓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 그린 개발 지주회사로

핵심 사업부문을 분할하게 된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그린(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발하는 지주회사로서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R&D), 사업개발, 인수·합병(M&A) 역량을 강화해 제2, 제3의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2025년까지 총 30조원을 집중 투자해 현재 30% 수준인 친환경 사업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분할을 통해 그린 성장 전략을 완성시켜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 영업익 1조에도 분할 소식에 주가 하락 

SK 배터리 사업 매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SK 배터리 사업 매출.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한편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매출 11조1196억원, 영업이익은 50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어섰다. 반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은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윤활유 사업은 2분기 영업이익 2265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2009년 자회사 SK루브리컨츠가 분할한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이다. 정유사들의 가동률이 줄면서 공급 부족 현상으로 마진이 크게 늘었다.

배터리 사업은 여전히 적자를 이어갔지만 손익이 크게 개선됐다. 2분기 매출 6302억원을 기록하며 두 분기 연속 매출 5000억원을 넘겼다. 적자폭은 979억원까지 줄어들며 3분기 만에 적자가 1000억원 미만으로 줄었다. 하지만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에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전날보다 9500원(3.75%) 내린 24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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