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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간 집단 충돌에 중국경찰 실탄 쏴 100여 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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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중국 후난(湖南)성에서 경찰이 주민과 폭력배 간의 충돌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해 100여 명의 주민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홍콩의 빈과일보가 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후난성 샹인(湘陰)현에서 이주민과 조직폭력배 간에 현지 상권 등의 문제로 충돌이 일어났다. 외부에서 토지 수용 때문에 이주해 온 이주민들은 현지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지 조직폭력배들은 이들이 자신들의 상권을 침해한다며 폭력을 가해 이주민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다. 그러자 25일 이주민 300여 명이 흉기를 들고 조직폭력배들을 습격, 세 명을 살해해 양측 간 대규모 보복전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사태가 더욱 나빠지자 하루 뒤인 지난달 26일엔 무장경찰 병력 수백 명이 트럭 12대에 나눠 타고 현장에 도착해 이주민과 조직폭력배 간 충돌을 진압했다. 이에 이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무장경찰은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인권단체인 '웨이취안(維權)'의 훙윈저우(洪運周) 대표는 "경찰이 폭력 진압에 항의하는 이주민들을 상대로 총격을 가해 현재 100여 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총격과 주민 사망 여부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웨이취안 측은 당시 현장 목격자들이 인터넷에 올린 피해 상황을 종합해 언론사 등에 알리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보도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정부의 토지 수용 등 정책에 반발해 지난해에만 6만여 건의 크고 작은 시위가 발생했다고 최근 중국 공안부가 밝혔었다. 올 초에는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에서 무장경찰이 발전소 건설에 따른 토지 수용 비용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주민 수천여 명에게 총격을 가해 20여 명이 숨지기도 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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