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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탁장비 미국 수출 팔 걷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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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미국의 세탁업계는 동포들이 피땀으로 일군 시장입니다. 동포들의 성공을 모국의 중소기업과 연계해 상생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려고 합니다."

미주 한인드라이크리너스 총 연합회 신천성(62) 명예회장는 최근 인천행 비행기에 오르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미국 내 한인 세탁업체들과 세탁 장비를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들 사이에 다리를 놓기 위해서다. 그는 "우리 동포들이 미국 세탁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지만 세탁장비는 온통 독일.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했다.

미국인들이 한 해 지출하는 세탁비는 40억 달러(약3조8000억원)에 이르고 4만여개의 세탁소 중 3만개 정도가 한국인 소유하는 것이다. 이들 업소가 구매하는 세탁장비와 소모품은 연간 4억 달러(3800억 원)에 이른다.

올 6월 연합회는 뉴저지주 에디슨시에서 클리닝 엑스포를 열어 국내 세탁장비업체들과 한인 세탁업주들의 만남을 주선해 1500만 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중소기업들의 부스 설치비는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도움을 받았다. 에디슨시는 지난해 동포인 최준씨가 시장으로 당선된 곳이다.

신 전 회장은 "미국의 환경기준이 강화되면서 세탁소들은 드라이 클리닝 장비를 물세탁 장비로 교체해야 할 상황"이라며 "물세탁에 익숙한 한국 기업들에게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984년 버지니아주에서 세탁소를 처음 열어 10개의 세탁체인을 운영했던 신씨는 2001년 아예 사업 규모를 크게 줄였다. 어려운 모국 경제에 힘을 보태는 일을 더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2004년 제주도에서 열린 세계한상대회에 참가해 '드라이클리너'라는 명함을 가지고 세탁 장비 수출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내년 3월에는 미국 서부 애너하임에서, 9월에는 애틀란타에서 좀 더 큰 규모의 세탁장비 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국내 상담업무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맡기로 했단다.

그는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을 한다면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로 뻗아나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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