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일본 역사觀 질타하는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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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가 지난 8일 매년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중국 외교부는 12일 비판 담화를 발표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2001년 집권 후 매년 참배했다. 중국은 이를 집요하게 비판하고 있다. 올해 후진타오(胡錦濤)주석 체제가 새로 등장했어도 변함이 없다. 고이즈미 총리의 중국 방문 요청도 매번 거절하고 있다.

중국 고속전철 시장을 놓고 프랑스 등과 치열한 경쟁 중인 일본은 속이 탈 정도다. 일본 정부는 최근 망신까지 당했다. 지난 7일 인도네시아에서 고이즈미 총리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회담을 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 "원자바오 총리가 '적당한 시기에 고이즈미 총리의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11일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는 부인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일본 기업 직원들의 '중국 내 집단 매춘 의혹 사건'이 발생하자 "국민교육을 잘 시키라"며 일본 정부에 호통을 치기도 했다. 그렇다고 중.일 관계가 나쁜 것은 아니다.

경제 협력은 물론 군사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역사 문제에 관해서만은 일관된 입장이다.

반면 한국의 자세는 몇달 새 크게 변한 것 같다. 일본 정부 측은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노무현(盧武鉉)후보가 당선되자 '전후(戰後)태생의, 일본을 전혀 모르는 대통령'이라며 양국 관계를 많이 걱정했다.

그러나 기우(杞憂)였던 것 같다. 盧대통령은 지난 6월 방일 때 일왕과의 만찬에서 역사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4차 일본 문화 개방이 내년으로 확정됐다. 일본이 원하는 것들이다. 물론 양국 간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중국처럼 따질 것은 끝까지 따져야 하는 게 아닐까.

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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