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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바람에 연 24%씩 ‘쑥쑥’…불 붙은 전기차 윤활유 시장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월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모습. [뉴스1]

지난 4월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모습. [뉴스1]

전기차용 윤활유 사업이 정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규모에 맞춰 정유업체들도 전기차용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트랜스미션 윤활유와 냉각계 윤활유 등으로 나뉜다. 주로 전기모터와 기어 등의 열을 빠르게 식히고, 차량 구동계 내부에 불필요하게 흐르는 전기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부품의 마모를 방지해 모터를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해주고 배터리 효율을 향상시켜 차량 주행거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시장 선점 나선 SK루브리컨츠

SK루브리컨츠직원이 친환경 윤활유 SK ZIC ZERO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SK루브리컨츠]

SK루브리컨츠직원이 친환경 윤활유 SK ZIC ZERO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SK루브리컨츠]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일찍부터 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난 2010년 제품 개발에 돌입해, 2013년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약 70만대분의 전기차용 윤활유 제품을 공급해왔다. SK루브리컨츠에 따르면 이 회사의 전기차용 윤활유 판매량은 최근 2년간 연평균 33% 증가했다. 올해는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제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전기차용 윤활유는 전기 전도도와 열전도도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급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급 윤활유 원료 시장에서 세계 점유율 1위(35%)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 전기차 전용 브랜드 공개

GS칼텍스는 지난달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Kixx EV(킥스 이브이)를 런칭했다. [사진 GS칼텍스]

GS칼텍스는 지난달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Kixx EV(킥스 이브이)를 런칭했다. [사진 GS칼텍스]

GS칼텍스는 지난달 전기차 전용 윤활유 브랜드 ‘킥스 EV’를 선보이며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가 주관하는 전기차용 윤활유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하며 냉각계 윤활유 개발에 나섰다. 이미 개발을 마친 트랜스미션 윤활유의 경우 국내 전기차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전용 엔진오일을 시작으로 전기차용 윤활유 제품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오 원료를 활용해 만든 윤활유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첨가제 제조사들과 손잡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용 윤활유 4종을 개발한 에쓰오일은 올해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제품 상업화와 추가 제품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하반기 현대엑스티어 하이브리드(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며 전기차용 윤활유 개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시장 규모 연평균 24% 성장 전망

정유업계가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윤활유 사업 자체가 마진율이 높고 성장가능성이 큰 사업이기 때문이다. 윤활유는 연료와 달리 차량을 운행하지 않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주기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수요가 안정적이다. 게다가 전기차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며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전망 역시 밝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지난해 228만대였던 전기차 시장 규모가 2025년엔 약 1126만대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00만 리터 규모였던 전 세계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도 2025년 6000만 리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24%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이 ‘블루오션’일 수밖에 없다”며 “전기차의 성능이 향상될수록 전기차 전용 윤활유에 대한 필요성도 커질 전망이어서 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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