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대, 한번 충전에 800㎞…꿈의 전기차 곧 나온다 [View & Review]

중앙일보

입력 2021.07.26 00:04

업데이트 2021.07.2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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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치차오 후 솔리드 에너지 시스템 CEO는 지난 21일 “2025년이면 한 번 충전에 800㎞를 주행하는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솔리드 에너지 시스템]

치차오 후 솔리드 에너지 시스템 CEO는 지난 21일 “2025년이면 한 번 충전에 800㎞를 주행하는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솔리드 에너지 시스템]

전기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EV볼륨즈는 지난달 전 세계에서 59만대의 전기차(PHEV 포함)가 팔렸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증가했다. EV볼륨즈 관계자는 “전기차 판매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고 있다”며 “올해 전기차 판매가 61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570만대)보다 40만대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판매량(327만대)의 두 배에 가깝다.

테슬라, 리튬인산철 배터리 탑재
4830만원 모델Y 스탠다드형 내놔
조만간 3000만원대 출시 예고
리튬메탈 배터리는 800㎞ 거뜬

6월 세계 전기차 판매 2.5배 늘어
올해 610만대 예상, 1년새 2배로

특히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달 독일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6월보다 245% 증가했다. 스페인·이탈리아도 세 배 가까이, 또 프랑스·영국·스웨덴도 두 배 이상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유럽 환경 규제의 본격 적용, 신모델 출시 열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침체했던 자동차 구매 수요의 반등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EV볼륨즈는 분석했다. 이어 “유럽의 증가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EU 집행위원회는 2035년 이후 사실상 휘발유·디젤 차량을 판매 금지하는 ‘피트 포 55(Fit for 55)’ 정책을 발표했다.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파격적인 정책으로 탄소 배출에 따라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 국경조정제도(탄소 국경세)를 2026년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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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메르세데스-벤츠는 2035년 순수 전기차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폴크스바겐·스텔란티스 등도 전기차 확장과 배터리 수급 전략을 잇달아 밝혔다. 이에 따라 하반기 유럽의 전기차 판매 속도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까지의 권역별 누적 판매 대수는 중국이 112만대로 가장 많았다. 유럽(106만대), 북미(20만대)가 뒤를 이었다. EV볼륨즈는 전 세계적으로 상반기 250만대, 하반기 360만대의 전기차가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EV볼륨즈는 전기차 판매 폭증으로 전기차 2차전지 업계도 호황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에서 2차전지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한 CATL은 넘쳐나는 수요를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배터리를 요구하는 고객사의 전화 통화와 방문 등으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한다. LG에너지솔루션도 테슬라의 증량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원통형 전지 생산라인 네 개를 추가 가동하고 있다고 EV볼륨즈는 전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얼마나 돼야 할까. 현재 내연기관차에 연료를 가득 채우면 갈 수 있는 주행거리가 대략 600㎞ 안팎이다. 전기차 역시 한 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지만, 그만큼 배터리 가격이 올라간다. 주행거리와 가격 간의 ‘밸런스’를 찾는 일이 차 업계의 고민이다. 현재까지 자동차 업계가 실현 가능하다고 공언하는 ‘매력적인’ 전기차의 가격은 3000만 원대, 주행거리는 800㎞ 안팎이다(같은 차가 3000만원대에 800㎞를 가는 것은 아니다).

먼저 가격 측면에선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테슬라는 전기차 1위 시장인 중국에서 수위를 달리다가 올 초부터 중국 정부의 견제를 받아왔다. 하지만 6월부터 드라마틱한 반전을 쓰고 있다. 테슬라 중국 상하이 공장의 6월 판매량이 3만3155대로 한 달 전보다 29% 증가한 것이다. 가격 인하가 결정적 요인이다. 테슬라는 인기 모델인 모델 Y의 ‘스탠다드형’을 새로 출시하며 가격을 27만6000위안(약 4830만원)으로 책정했다. 기존의 바로 윗 등급인 롱레인지형 모델 Y보다 7만1900위안(약 1280만원)이 싸다. 이미 9월 생산분까지 완판됐다.

스탠다드형과 롱레인지형의 차이는 배터리다. 스탠다드형에는 중국 CATL이 만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테슬라는 모델과 사양에 따라 LFP 배터리와 LG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 배터리를 병행해 사용한다. 주행거리나 안전성 면에선 삼원계 배터리가 우위지만, LFP 배터리는 가격에서 경쟁력을 지닌다. 고가의 코발트나 니켈, 망간이 들어가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하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이 배터리를 앞세워 조만간 3000만원대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흔히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자동차는 물론 GM, 폴크스바겐,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자체 생산을 검토하거나 추진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미국의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 에너지 시스템(SES)의 움직임도 주목거리다. SES의 창업자인 치차오 후는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이면 리튬메탈계 전고체 배터리를 전기차에 장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 번 충전에 약 800㎞ 정도 달릴 수 있고 리튬메탈 배터리 가격도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SES에는 현대차가 1100억원, SK가 70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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