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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바 기구 존속돼야 ″유럽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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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뉴욕=박준영 특파원】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카터 전 미대통령의 안보담당보좌관은 소련외교정책담당자들에게「유럽공동의 집」건설을 위해 독일의 연합적 통일 등을 제시, 큰 공감을 얻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브레진스키씨는 지난달 27일 소련외무부산하 외교학회에서의 강연을 통해 현 동구의 변화에「유럽공동의 집」개념을 도입, 새로운 세계질서를 위해 ▲선택의 자유원칙공유 ▲안전장치로서 나토와 바르샤바의 존속 ▲양쪽기구에의 회원교차가입 ▲독일의 연합체적 새 지위인정 ▲소련자체의 제도적 개혁 등을 제시했다.
동독의 국경개방발표 며칠 전 있었던 그의 이 같은 제안은 소련인사들의 큰 관심과 긍정적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브레진스키씨는 귀국후 부시대통령에게 특별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은 동독의 국경개방 발표 후 소련이 이를 지지할 것을 확신하고 소련을 자극할 발언을 자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뉴욕타임스가 입수해 15일 보도한 브레진스키씨의 연설내용요지.
『최근 몇 달 사이 유럽의 변화는「유럽인 공동의 주택」,혹은「유럽 공동의 집」이란 매력적인 어휘를 달고있다. 건축물을 의미하는「주택」이란 말과 가족을 의미하는「집」이란 말 사이엔 차이점이 있다. 성공적이 되려면「유럽공동의 집」은 주택이 되어야하고, 생명이 가득찬「주택」이 되기 위해선 집이 되어야한다.
그 같은 바람직한 현실은 어떻게 창조 될 수 있는가. 첫째 그에 따른 어떤 난관도 견뎌내야 하고 둘째 유럽공동의 주택이 합동가정이 되도록 공유의 원칙이 지켜져야 하며 셋째 공동의 집이 안정된 구조를 갖도록 협력적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공산주의적 독재체제가 다원적인 민주체제로 이행하는 것과 관련, 아직은 성공적인 전례가 없다.
몇 나라, 특히 폴란드와 헝가리가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성공을 확신하기엔 아직 이르다. 국가통제에 의해 중앙집권화 된 경제를 시장원리체제로 재조직하는 것은 특히 어려운 일이다.
후자는 복잡한 일련의 경제관계뿐 아니라 기업가적 문화의 등장을 포함한다. 이 같은 변화가 성공한다면 유럽인 공동의 집을 건설하는데 주요한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 것이다.
공동의 집은 선택의 자유원칙 위에 건설되어야 한다.
선택의 자유는 제도화되어야 한다. 이는 통치자의 선물이 아니고 인간으로서의 권리다. 유럽의 공동주택은 선택의 자유원칙 위에서 건설될 때 유럽공동의 집이 될 것이다.
집을 공유키 위해 그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협력적인 기능이 제도적으로 발휘되어야한다. 나는 무정부 상태를 야기할 두 동맹의 해체를 바라지 않는다.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는 더 큰 유럽 안보기구의 두 기둥으로 정치적·경제적 변화를 허용하면서 정치 지리적·영토적 안정을 유지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안보와 다른 협력기구에서 회원교차를 포함해 경제적 유대를 제도화해야 한다. 바르샤바조약기구 회원국들이 자유시장 경제를 채택함에 따라 어느 시점에서 유럽공동체나 유럽자유무역협회는 이들 나라들을 정회원 혹은 준회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 새로운 형태의 지역협력을 증진시켜야 한다.
우리는 독일의 새로운 지위에 궁극적으로 합의를 이뤄야한다. 독일이 분단된 채 유럽공동의 집의 등장을 시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유럽공동의 집은 소련자체의 주요한 제도적 변화를 요구한다. 현재의 개혁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공동의 집에 적합한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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