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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파 “윤석열 때리기 그만” vs 이준석 “선을 넘었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46호 10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싸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23일 정면충돌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이 대표의 잇단 지적과 ‘거리두기’ 행보에 윤 전 총장 측 인사들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다. 이에 이 대표도 즉각 반박하고 나서면서 당내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정진석·권성동 “당 밖 전우 지켜야” #이 대표 “ 당내 중진들 정중동해야” #민주당 이재명·이낙연 갈등 중재 #본선 오른 6명 ‘원팀 협약식’ 추진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지지율 30%의 윤 전 총장을 그저 비빔밥의 당근으로 폄하한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답보 또는 하락한다고 정치 미숙에, 정치적 위기네 하면서 마치 평론가들처럼 말하기 바쁘다”며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4·7 보궐선거 승리 요인이 뭐냐. 단 하나를 꼽으라면 그건 윤석열”이라며 “우리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온 당 밖의 전우를 우리 당이 보호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우리를 위해 싸워줄 것이냐”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과 동갑내기 친구인 권성동 의원도 거들었다. 권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위험하다고 평하는 건 정치평론가나 여당 인사가 할 말이지 제1야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할 말은 아니다”며 “윤석열과 이준석은 공동 운명체다.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원과 국민이 오세훈 후보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이뤄낸 서울시장 선거 승리를 어떻게 윤 전 총장이 이뤄낸 승리라고 말하느냐. 너무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당내 중진 의원들은 정중동 자세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페이스북 글에서도 “저 이준석은 흔들림 없이 공정 경선의 길을 가겠다”며 기존 행보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의 반박 뒤 정 의원과 권 의원은 국회 당대표실로 이 대표를 찾아가 우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당 주변에선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공개 회동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사람은 지난 6일 한 차례 비공개 회동을 한 바 있다. 당 관계자는 “오해와 갈등이 커지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며 “결국 직접 만나서 풀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갈등 중재에 나섰다. 당내 지지율 1·2위 대선주자의 싸움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당 안팎의 우려가 커지면서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은 과거에 대한 논쟁이 아니다. 당원과 국민이 염려하고 있는데, 상대를 배려·존중하는 정책 질의와 상호 공방이 이어지는 수준 높은 경선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당 선관위도 오는 28일 본경선에 오른 후보 여섯 명을 한자리에 모아 ‘원팀 협약식’을 열고 화해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상민 당 선관위원장도 협약식 전에 각 캠프 상황실장을 불러 “더 이상의 과열은 자제하자”고 당부할 계획이라고 당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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