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도 요지경|면도사에 항생제 먹여 "윤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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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서울지검 음란·퇴폐 사범 단속반 (이태창 특수 3부장·이건종 검사)은 14일 면도사들에게 성병 치료 예방용 항생제를 맞게 하며 윤락 행위를 시켜온 서울 삼전동 궁전 이발소 주인 박로배씨, (36) 등 퇴폐 이발소 주인 21명과 고교생 등 미성년자에게 술을 판매한 유흥업소 주인 7명, 무허가 유흥업소 주인 13명, 음란비디오 제작·판매업자 1명 등 42명을 공중·식품 위생법, 미성년자 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5명을 입건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적발된 퇴폐·유흥업소에 대해서는 업소 폐쇄 등 행정조치를 취하도록 서울시 등 관계 기관에 통고했다.
구속된 궁전 이발소 주인 박씨는 70평 규모의 이발소에 샤워 시설을 갖춘 밀실 7개를 꾸민뒤 면도사들에게 1회용 주사기로 항생제를 맞게하며 손님 1인당 3만원씩 받고 윤락 행위를 시킨 혐의다.
또 서울 천호동 허리우드디스코 클럽 주인 김영자씨 (57·여)는 지난 9월19일 서울 D여고 1년 윤모양 (16) 등 미성년자들에게 1인당 2천원씩을 받고 입장시킨뒤 술·안주 등을 판 혐의다.
검찰은 이번 수사 결과 서울 시내 대부분의 이발소 면도사들은 고정 월급 없이 윤락 행위로 받은 팁으로 생활하며 건강 진단도 제대로 받지 않아 성병 감염의 우려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지난 8월말 현재 서울 강남·서초구 관내 이발업소 6백11개소 가운데 17·3%인 1백6개소가 밀실 등 퇴폐 시설을 갖추었으며 일제 단속 뒤인 10일 현재에도 38개 업소가 퇴폐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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