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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영화에 동성애·원조교제 '금기도전'

중앙일보

입력

요즘 영화, 지상파 TV 드라마들이 대담해졌다. 사회적 금기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것이 예술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성적인 표현이 훨씬 솔직해지고 과감해졌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금기시되어 왔던 동성애 코드가 지상파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가 하면, 원조교제와 새도 마조히즘을 소재로 삼은 영화까지 등장했다고 마이데일리가 7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 바로 '동성애 코드'. 사회가 다양화 되고, 성적인 소수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극.현대극을 막론하고 동성애가 드라마 소재로 일반화되는 양상이다. 이미 종영된 KBS '미스터 굿바이'를 비롯해 현재 방영되고 있는 MBC '주몽', '발칙한 여자들'에도 동성애가 소재로 쓰이고 있다.

'주몽'에서는 소서노 상단의 배수빈(사용)과 그를 사랑하는 임대호(협보)의 이야기가 들어있고, '발칙한 ...'에는 사강의 남편으로 등장하는 장동직(지환)의 외도 상대가 남자였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해 화제를 모은 영화 '다세포 소녀'에는 무쓸모교 최고의 꽃미남 박진우(안소니)가 친구의 남동생에게 한눈에 반해 사랑을 느끼게 된다.

야릇한 성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솔직하고 과감한 대사들도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현정이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MBC 미니시리즈 '여우야 뭐하니'는 여주인공 고병희의 직업이 18세 미만 구독 불가인 성인전문 잡지 여기자로 설정되어 있다. 시놉시스 상에 병희의 캐릭터가 '섹스전도사', '음란처녀'로 하루종일 어떻게 상대를 흥분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만큼 이 드라마에는 상당한 수위의 성적 농담들이 등장한다. 물론 그녀의 상상속에서 이뤄지는 일들일 뿐이지만, 노골적인 성적 표현에서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에 등장하는 멕 라이언의 신음소리까지 대본 그대로 촬영된다면, 꽤나 파격적인 설정이다.

김옥빈이 '원조교제'로 가족을 부양하는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로 등장하는 영화 '다세포 소녀'에서도 이같은 성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사들이 자주 등장한다. 원조교제를 하기 위해 호텔에 들어선 김옥빈에게 이원종은 '너 처음 아니지?'라는 말과 함께 목소리로만 지시 시항(?)을 전달해 야릇한 분위기를 낸다. 사제간의 성관계와 교사의 새도 마조히즘 등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지만, 주인공들의 대사를 통해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대로 전달된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에서 금기를 넘어서는 소재들은 항상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하는 대중들에게 가장 빠르게 호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꽉 짜여진 사회의 틀과 권위를 한번 비틀어 본다는 묘한 쾌감을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흥행을 의식한 나머지 흥미위주로 말초신경만 자극하게 될 경우 되려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화 '다세포 소녀'를 연출한 이재용 감독은 "여러 사람이 적당히 민망하지만, 같이 생각해보고 즐길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싶었다. 오히려 음지의 문화가 양지로 나와 함께 이야기 할 수 있을때 오히려 더 건강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사회적 금기에 잇달아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TV드라마와 영화들이 사회를 뒤집어 보는 '통쾌함'을 줄 것인지,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며 '불쾌감'을 안겨줄 것인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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