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늘어나니…키오스크에 밀려 대면서비스 취업자 1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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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영역의 확대로 노동자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순 노동이 기계와 로봇 등 자동화 기술로 대체되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부 직업군의 취업자는 11%가량 감소했다. 일자리를 다시 구할 가능성도 점자 줄어들며 취업을 단념하는 이들도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간한 ‘BOK이슈노트’에 실린 ‘코로나19의 상흔, 노동시장의 3가지 이슈’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자동화 고위험군(자동화 가능성이 70% 이상인 직업)’ 중 대면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2017년 4월보다 10.8%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정책이 시행되면서 일자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용서비스 노동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기회마저 줄어들고 있다. 비대면 분위기가 확산하며 기계와 로봇 등이 이들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어서다. 2018~19년 대면 서비스업의 자동화 확률이 10%포인트 높아질수록 고용증가율은 0.86%포인트가 낮아진 데 비해,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에는 고용증가율의 감소 폭이 1.39%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송상윤 한은 고용분석팀 과장은 “키오스크 등 무인 기계 도입에 따라 향후 대면 서비스 일자리가 위축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이후 해고노동자의 일자리가 로봇 등 자동화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가 취업 시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구직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는 점이다. 장기실업자(구직기간이 4개월 이상인 취업희망자)는 2019년 말(27만 명)에서 지난 6월(35만7000명)까지 무려 32.2% 늘었다.

동시에 장기실업자의 구직단념전환율(3개월 이내에 취업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실업자 비율)은 2019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평균 21.1%에 달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전반적인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대기업 등 규모가 큰 사업체로 고용이 집중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렇게 되면 기존 기업의 독점력이 커지는 데다 노동자의 협상력이 약해져 임금상승이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고용집중도를 측정하는 지표인 HHI(허핀달-허쉬만 지수)의 상승 폭은 2019년(0.26포인트)보다 2020년(0.49포인트)에 배로 확대됐다.

송 과장은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 종사자가 원활하게 일자리를 옮길 수 있는 지원책이 나와야 한다”며 “규모가 큰 사업체로의 고용집중도를 완화하고, 구인 구직난을 해소하기 위해 중소기업 채용 확대를 위한 해결책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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