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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돈으로 우주여행' 베이조스 소감에 "약올리냐" 역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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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마존 직원과 고객님들께 감사하고 싶어요. 여러분이 이 돈을 다 냈기 때문이죠."

제프 베이조스가 20일(현지시간) 블루 오리진의 첫 우주비행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고글을 써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가 20일(현지시간) 블루 오리진의 첫 우주비행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고글을 써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고 부자'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이 우주여행에 성공한 뒤 말한 소감으로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그간 아마존이 노동환경과 세금 문제로 논란을 빚어왔는데, 이를 약올리는 듯한 뉘앙스 때문이다.

21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베이조스의 우주 비행이 가뜩이나 '갑부들의 돈 잔치'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마당에, 그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조스는 20일(현지시간) 자신이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고도 100㎞ 이상 우주 비행을 하는 데 성공했다.

얼 블루머나워 하원의원은 "우주여행은 부유층을 위한 면세 휴가가 아니다"라고 직격하며, 우주 관광객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만큼 세금을 물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탄소배출방지세(SPACE)'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항공권에 세금을 내고 있으며, 과학적 가치를 창출하지도 않으면서 우주로 날아가는 억만장자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이유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베이조스는 그와 아마존이 아무것도 안 내는 사이 진짜로 이 나라를 꾸려나가기 위해 세금을 내는, 근면하는 미국인들에게 감사하는 것을 잊었다"고 비판했다.

20일(현지시간)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트'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트'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마케팅솔루션 기업 메타포스의 앨런 애덤슨 공동 창업자는 "베이조스가 다른 사람들을 화나지 않게 하며 우주여행 비용 출처에 대해 말하기란 어려운 일"이라며 "소득 불평등, 그와 직원 간 보수 격차에 문제 제기해온 이들에게 이번 언급은 로켓 연료가 됐다"고 꼬집었다.

특히 최근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베이조스가 거대한 쇼핑·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일궜지만,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비판받아 왔기 때문에 사의표시가 더 논란이 되는 것이라고 AP통신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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