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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경고등 켠 한은 …"집값 20% 하락, 소비·고용 4% 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아파트 매매·전세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뉴스1]   20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정부가 지난 19일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로 하향조정하기로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법무부와 함께 새로운 전월전환율을 세입자의 집주인 임대차 정보열람권과 함께 이달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이 경우 시행은 10월이 유력시된다. 2020.8.20. [뉴스1]

서울 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아파트 매매·전세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뉴스1] 20일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있다. 정부가 지난 19일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전월세 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로 하향조정하기로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법무부와 함께 새로운 전월전환율을 세입자의 집주인 임대차 정보열람권과 함께 이달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이 경우 시행은 10월이 유력시된다. 2020.8.20. [뉴스1]

가계 빚 증가세 속 한국은행이 집값 하락에 대한 경고를 이어가고 있다. 고공 행진하는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빚 부담 등으로 소비가 위축되며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처럼 주택 가격이 20% 하락하면 소비와 고용은 4%가량 줄어든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은이 20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에 실린 ‘주택가격 변동이 실물・물가에 미치는 영향의 비대칭성 분석’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5%인 상황에서 2년 안에 집값이 20% 하락하는 충격이 발생할 경우 소비와 고용도 같은 기간에 최대 4%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2분기와 3분기 한국의 실질 주택가격(KB국민은행 주택매매가격지수를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눈 값)이 1년 전보다 17.7% 낮아져 사상 최대의 하락 폭을 기록한 점을 고려했다.

주택 가격 하락의 충격은 소비와 고용에 증폭돼 나타났지만 주택 가격 상승은 상대적으로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주택 가격이 20% 오를 경우 소비와 고용은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LTV가 40%로 가계 부채 부담이 크지 않을 때는 주택 가격의 등락이 소비와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한국은행

자료: 한국은행

집값의 변동은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가계 빚 부담이 큰 상황에서 담보로 잡은 집값이 하락하면 가계의 씀씀이가 줄어든다. 이른바 차입 제약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차입제약은 담보로 잡은 주택값의 변동에 따라 가계가 돈을 빌릴 수 있는 여력이 달라지는 가리킨다. 주택 가치가 오르면 담보 가치가 늘어 돈을 더 빌릴 수 있게 돼 씀씀이가 커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계가 보유한 주식이나 주택 등의 자산가치가 변동도 소비 심리에 영향을 주게 된다. 실제 소득의 변화는 없지만 보유한 주택의 가치를 자산의 변화로 인식해 소비행태를 바꾸기 때문이다. 이른바 '부의 효과'다.

차입제약과 부의 효과 등으로 인해 집값이 하락하면 소비 위축과 그에 따른 투자 감소와 고용 부진 등으로 이어지며 실물 경제에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은이 이러한 우려를 드러내는 것은 최근의 주택 가격 오름세가 과도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의 장기 평균치와 비교하면 여전히 수도권 지역의 주택 가격은 상당히 높다"며 "이런 가격 상승이 부채의 증가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런 시각의 연장 선상에서 보고서는 “주택 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그만큼 주택가격 조정 가능성이 커지며 추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크다”며 “가계부채가 누증된 상황에서 대내외 충격에 따른 주택가격 조정은 그 부정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금융 불균형 누적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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