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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V로그]"들어가는 게 올림픽"…공항부터 숙소까지 7시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리 비행기는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18일 오후 1시18분, 도쿄에 도착했다는 기내 방송이 나왔다.

도쿄올림픽 취재를 위해 일본에 왔다. 손에는 산더미 같은 서류가 들려있다. 한국에서 받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입국 96시간 내 2회), 서약서 등이다. 이민 온 것도 아닌데…. 일본 정부와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요구했다.

번호가 적힌 의자에 앉아 대기하면, 일본 직원이 서류와 건강관리 앱 ‘오차(OCHA)’를 수차례 확인한다. 계속해서 QR코드를 찍어야 했다.

이후 침을 검체로 이용하는 ‘타액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는다. 깔대기를 활용해 작은 플라스틱 통에 침을 1.5mL 이상 모아야 한다. 벽에 우메보시(매실 절임)과 레몬 그림이 붙어있는데 침 분비를 촉진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지루한 기다림이 이어졌다. 약 3시간 만에 음성 판정. 드디어 취재 AD를 받았다. 출국장으로 이동했는데, 올림픽 개막이 코 앞인데도 공항은 썰렁했다. 벨기에 선수단과 각국 취재진, 공항 관계자 정도만 보였다.

얼마 만에 맡아보는 바깥 공기인가.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버스를 타고 도쿄 도심으로 이동해야 한다.

도착한 터미널에서 방역 택시를 한 명씩 나눠 탄다. 택시 미터기가 계속 올라갔다. 420엔에서 시작해 3460엔(3만6000원). 올림픽 관계자는 입국 날은 특별히 무료라고 한다. 입국 후 14일까지 훈련장에 가려면 유일한 수단은 TCT 택시 뿐인데, 개인 부담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이 훈련 중인 가시마까지는 편도 4만엔, 왕복 8만엔(83만원)이라고 한다.

숙소 앞에 도착하니 오후 8시35분. 착륙한 지 7시간 만이다. 한국 집에서 오전 7시에 나왔으니 13시간 만이다. 말 그대로 ‘들어가는 게 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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