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낙연 상승세? 5년 전 나도 오버하다 지지율 떨어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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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5호 06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지사가 1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지사가 1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5년 전 대선 경선에 나왔을 때 제가 똑같은 걸 겪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경쟁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근 지지율 상승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불쑥 5년 전 얘길 꺼냈다.

예비경선 후 첫 온라인 간담회 #“국민 일꾼 뽑는 것, 결론은 성과 #경쟁 후보들 ‘적통 논쟁’ 서글퍼”

이 지사는 “지지율 2~3%로 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18%로 올라가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차이가 얼마 안 났다”며 “가슴이 벌렁벌렁해져서 ‘이거 한번 제쳐봐야겠다. 혹시 내가 될 수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으로 오버하다가 아주 안 좋은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이던 2016년 12월 6~8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문 대통령(20%)에 근접한 지지율 18%를 기록했다가 이후 가파르게 추락한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이 지사는 “유권자들이 ‘이재명 저 친구가 딴 마음 먹는 것 같구나. 혼 좀 나야겠네’ 그런 마음을 먹는 순간 지지율이 쭉 떨어졌다”고 회고했다.

이 전 대표의 지지율 상승 원인에 대해서는 “이쪽 지지층이 옮겨갔다기보다는 그쪽에 새로운 지지자들이 붙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전 대표는 한때 40%의 지지를 받던 분이지 않나. 그게 일부 복원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제가 부족한 걸 더 채우고 잘하는 걸 더 잘 보여드리고 하다 보면 사필귀정하지 않겠느냐. 결국 국민이 판단하실 일”이라고 덧붙였다.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이 벌어졌던 당내 예비경선 이후 처음 열린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는 “공직자 선출은 대신 일할 일꾼을 뽑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실력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보기에 그럴듯하고 경력이 그럴듯하다고 좋은 결과를 보장하느냐”며 “큰 밭을 맡아 트랙터로 왔다 갔다 했는데 결과가 없으면 머슴으로 쓰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정세균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지사는 이어 “실력은 없는데 멋있기는 한 사람과, 멋은 좀 없어도 실력 있는 사람 중 누구를 뽑겠느냐”며 “국민은 머슴, 일꾼을 뽑는 것이다. 결론은 무조건 성과”라고 말했다. “내 주머니가 조금이라도 불룩해지는 성과가 있으면 인정을 받고, 아무리 잘해도 경제가 나빠지면 좋을 수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한 참모는 “최근의 화두인 ‘공정’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이자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이 지사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경쟁 후보들이 전·현직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며 벌어진 ‘적통 논쟁’에 대해서는 “좀 서글프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 말은 왕세자를 정할 때 정식 비(妃)의 자식이냐, 궁녀의 자식이냐, 민가의 종의 자식이냐를 따지는 것”이라며 “현대 민주주의에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다. 민주당 당원은 누구나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이 있다”며 “가능하면 국민주권주의, 당원 중심 정당 취지에서 벗어나는 말씀들은 안 하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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