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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 안 받는 북한, "미, 인도적 지원 정치 이용 말라"

중앙일보

입력

북한 외무성이 미국을 겨냥해 인도적 지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외무성 직원 개인 논평 #식량ㆍ백신 지원 때 #조건 달지 말라 취지

외무성은 11일 자로 홈페이지에 강현철 국제경제ㆍ기술교류촉진협회 상급연구사 명의의 글을 싣고 “많은 나라는 미국의 ‘원조’와 ‘인도주의 지원’에 많은 기대를 걸다가 쓰디쓴 맛을 봤다”며 “인도주의 지원은 그 어떤 경우에도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악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이 11일 상급연구사 강현철을 내세워 미국이 인도적 지원을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무성 홈페이지 캡처]

북한 외무성이 11일 상급연구사 강현철을 내세워 미국이 인도적 지원을 정치적 목적에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무성 홈페이지 캡처]

강 연구사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이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제난을 언급하면서도 미국의 인도적 지원을 “인류의 이러한 불행과 고통을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려는데 악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이란 다른 나라들을 정치ㆍ경제적으로 예속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며 미국 대외원조법과 상호안전보장법 조항을 나열하고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캄보디아 등 미국이 경제적 지원을 중단ㆍ취소했던 전례를  들었다.

북한의 이런 주장은 지난달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식량 부족 고백, 국제사회의 대북 코로나19 백신 타진 등이 진행되는 가운데 나왔다. 북한이 개인 명의의 논평 형식으로 입장을 알리긴 했지만, 식량이나 코로나19 백신 지원은 조건을 달지 말라는 의사를 우회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북한은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국제사회는 미국이 ‘인도주의 지원’을 거론하기에 앞서 악성 전염병에 대한 부실한 대응으로 수십만 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인도주의적 참사의 후과를 가시고, 총기범죄ㆍ인종차별 등 온갖 사회악을 쓸어버리기 위한 국제적인 지원부터 받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면서 조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북한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부작용을 우려해 코백스(COVAX)에 다른 종류의 백신 지원 가능성을 타진했으며, 중국산 백신에 대해선 신뢰성 문제로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백신 공동 구매ㆍ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는 지난 3월 북한에 백신 199만 2000회분을 배정하고 이 가운데 백신 170만 4000회분을 지난 5월까지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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