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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 철폐 환영하나 통독과는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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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AP·로이터=연합】소련정부는 10일 동독의 국경개방 조치에 대한 소련 측의 수용의사를 밝히고 그러나 현시점에서도 양독간의 국경은 엄연히 존재하고 있으며 독일의 재통일을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소련외무부대변인 겐나디게라시모프는 이날 동독의 베를린장벽 철폐조치가 발표된 후 한 기자회견을 통해 동독의 국경개방은 전형적인「철의 장벽」을 제거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현명한 조치라고 찬양하면서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독일의 통일임박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게라시모프는 이어『서독정부가 양독간의 국경선 재조정을 위한 정책을 실시한다면 이는 현재 유럽의 어떤 정부가 취하고있는 입장과도 맞지 않으며 단지 불신만을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알아야한다』고 경고하고 정치적으로 볼 때 서독과 동독은 각기 다른 군사동맹에 속해있기 때문에 양독의 통일을 논할 시기가 아니라고 천명, 소련이 바르샤바 조약기구의대서방 전초국인 동독국경의 훼손을 허용치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게라시모프는 비록 동독의 국경개방 조치가 동독 당국 스스로 취한 것이지만 소련은 이에 관한 모든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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