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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완' 미란다, 비결은 쿠바 친구들 조력

중앙일보

입력

미란다가 몸 상태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산 제공

미란다가 몸 상태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산 제공

아리엘 미란다(두산)는 현재 리그 최고의 철완이다.

미란다는 최근 6경기 모두 7이닝 이상 막아냈다. 같은 기간, 6번 이상 등판한 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43⅓)을 소화했다. 110구 이상 기록한 등판만 4번이다. 지난달 24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KBO리그 데뷔 뒤 최다 투구 수(119개), 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최다 이닝(8이닝)을 마크했다.

기록도 좋다. 최근 6경기에서 한 번도 4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2.49.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0.85, 피안타율은 0.188에 불과하다. 삼진(49개)도 리그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았다. 16일 현재 리그 탈삼진 부문 1위(113개)를 달리고 있다.

미란다는 개막 초반 제구 난조로 고전했다. 한 경기 호투, 한 경기 부진한 패턴이 5월 내내 이어졌다. 하지만 6월부터 영점을 잡았다. 데뷔 9경기에서 5.89개를 기록했던 경기당 볼넷 허용은 최근 6경기에서 1.66개로 감소했다. 미란다는 "개막 초반에는 KBO리그 타자들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한국 야구에 맞는 투구 방식으로 수정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며 반등한 배경을 설명했다.

미란다의 경기당 투구 수는 102.1개다. KT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 이어 리그 2위 기록이다. 빠른 공의 평균 구속이 시속 147㎞에 이르는 강속구 투수이기에 근·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란다는 몸 상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많은 공을 던지기 위해서 (비시즌) 개인 캠프를 소화할 때부터 육체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힘들지 않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란다는 지난 1월, 같은 쿠바 출신이자 메이저리거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과 함께 훈련했다. 2018년부터 4년째 이어지고 있는 비시즌 루틴이다.

채프먼은 시속 160㎞대 강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다. 통산 292세이브를 기록한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클로저다. 둘 다 좌완이고, 포심 패스트볼·슬라이더·스플리터를 가장 많이 구사하는 점도 닮았다. 미란다는 "채프먼은 나에게 아이돌 같은 존재다. 그런 선수와 친하게 지내면서 함께 훈련하는 자체가 도움된다. 그는 내게 많은 조언을 주는 형 같은 존재"라며 웃어 보였다. 어깨너머로 익힌 채프먼의 몸 관리 노하우가 자신의 레이스에 녹이고 있다.

'동향' 조력자가 한 명 더 있다. 채프먼과 훈련할 때 함께 호흡을 맞춘 트레이너 네스토 모레노. 미란다가 개인 트레이너를 둘 수 있도록 요청했고, 구단 구단이 수락했다. 모레노는 5월 중순 입국, 자가격리를 마친 6월 초부터 미란다의 체력 관리를 돕고 있다. 미란다의 등판마다 관중석을 지키며 응원도 하고 있다. 신체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는 존재다.

쿠바 출신 두산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개막 전부터 KBO리그 타자들에 대한 정보를 미란다에게 조언했다. '쿠바 친구들' 덕분에 건강하게 순항 중인 미란다는 "준비된 육체를 만들어야 한다. 배려해준 구단에 감사하다. 두산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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