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물총 들고 30만원 훔쳐 감옥간 美남성…40년만에 사면

중앙일보

입력

물총 이미지(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 픽사베이

물총 이미지(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사진 픽사베이

장난감 물총을 가지고 음식점을 턴 강도가 수감 40년 만에 사면된다.

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아칸소주 아사 허치슨 주지사는 지난 1일 발표한 사면·복권대상에 특수강도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981년부터 복역 중이던 롤프 카스텔을 포함했다.

사면과 관련해 의견을 듣는 30일 기간 동안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카스텔은 다음달 4일 사면된다.

보도에 따르면 카스텔은 1981년 플라스틱 물총을 들고 타코 음식점에 들어가 점원을 위협했다. 그는 총을 꺼내지는 않았고, 허리에 총을 찬 모습만 보여줬다. 카스텔은 가게에서 264달러(약 30만원)를 훔쳐 달아났다.

이후 그는 경찰에 체포됐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타코 가게를 비롯해 인근 약국 두 곳에서 같은 수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가중 혐의가 적용된 것이다.

카스텔은 그동안 다섯 차례 사면을 청원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감독 켈리 두다가 사면 운동을 주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두다는 교정 당국이 수감자의 오염된 혈장을 팔아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며 취재원으로 카스텔을 만났다. 두다는 취재 중 그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됐고 그를 돕게 됐다.

40년 전 강도 사건 피해자였던 슐류터만(사진)은 사건 발생 25년 후에도 범인이었던 케스텔이 복역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유튜브를 통해 그의 사면을 주장했다. 사진 유튜브

40년 전 강도 사건 피해자였던 슐류터만(사진)은 사건 발생 25년 후에도 범인이었던 케스텔이 복역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유튜브를 통해 그의 사면을 주장했다. 사진 유튜브

두다는 그의 사면을 주장했고, 모금사이트에 페이지를 개설해 카스텔이 출소 후 필요할 생활자금도 모았다. 카스텔에게 돈을 털린 식당 직원 데니스 슈틀테르만도 유튜브에서 "그가 아직 복역한다는 사실에 충격받았다"며 "나에게 강도질을 했지만, 그 때문에 감옥에 너무 오래 있어 내가 그의 삶을 빼앗았다는 생각이 들어 사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두다는 "물총으로 264달러를 훔치는 강도질을 벌였다고 40년을 복역하는 것은 너무 길다"며 허치슨 주지사와 사면을 지원한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